8월 초가 되면 저는 습관처럼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첫 원황배 상자를 열어봤습니다. 신고배보다 당도가 높고 가장 먼저 나오는 배지만, 고르는 법을 모르면 크고 예쁜 것만 집어 들다가 실망하기 십상입니다. 껍질 상태와 무게에 담긴 의미, 그리고 왜 못생긴 배가 더 달 수 있는지를 30년 경험에서 꺼낸 이야기로 정리해 봤습니다.8월 초, 저는 무게부터 잡아봅니다마트 과일 코너에서 배를 고를 때 크고 동그란 것부터 손이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가락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배를 떼다 팔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원황배는 배 중에서 가장 일찍 나오는 품종입니다. 보통 8월 초순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는데, 늦가을에 나오는 신고배와 달리 여름 끝자락에 ..
저도 처음엔 단단하고 초록빛이 도는 무화과를 골랐습니다. 신선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먹어보면 맛이 밍밍하고 퍽퍽한 식감만 남았습니다.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과일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면서 깨달은 건, 무화과는 겉모습이 아니라 손끝으로 골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확 후 더 이상 익지 않는 특성 때문에, 고르는 순간이 곧 맛을 결정합니다.무화과 선별 기준 — 눈보다 손이 먼저입니다무화과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위가 어딘지 아십니까? 저는 항상 아래쪽 배꼽부터 봤습니다. 잘 익은 무화과는 이 배꼽 부위, 즉 과실의 화서공(花序孔)이 별 모양으로 살짝 벌어져 있습니다. 화서공이란 무화과 특유의 내부 꽃이 바깥으로 이어지는 작은 구멍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과일 밑바닥의 작은 ..
냉장고에 넣었는데 이틀 만에 흐물거려버린 양상추, 저도 처음엔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채소를 직접 사입해 팔아오면서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씻어서 넣으면 빨리 무른다는 것, 그리고 같은 칸에 무엇을 두느냐도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신선도 높은 양상추 고르는 법매입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잎 색깔입니다. 초록빛이 선명하고 잎이 도톰하게 살아 있는 것, 그게 제가 수십 년간 몸으로 익힌 첫 번째 기준입니다. 색이 연하거나 가장자리부터 누렇게 변했다면, 이미 수확 이후 수분이 빠지기 시작한 겁니다.잎 크기도 봐야 합니다. 너무 크면 조직이 성겨서 금방 물러지고, 너무 작으면 아직 덜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딱 중간 크기, 손바닥보다 약간 큰 정도가 제 경험상 가장..
마트에서 산 햇땅콩이 삶아도 맛이 없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새벽 도매시장을 오래 드나들며 농산물을 떼다 팔았는데, 해마다 가을이면 햇땅콩을 수십 박스씩 다뤘습니다. 그 경험에서 말씀드리자면, 맛 차이의 대부분은 구매 단계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껍질 색 하나, 무게감 하나로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신선도를 결정하는 건 껍질 색이 아니라 손맛입니다햇땅콩 하면 무조건 껍질 색부터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색이 고르고 깨끗하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제 경험상 이건 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물론 연한 황토색에서 갈색 사이, 얼룩이 적은 껍질이 신선한 편이긴 합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실제로 손님들이 가장 잘 고르시는 방법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손에 쥐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알이 꽉..
마트에서 대추방울토마토를 집어 들었다가 집에 와서 후회한 적,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새벽 도매시장을 오래 드나들며 농산물을 직접 떼다 팔았습니다. 그 세월 동안 대추방울토마토만큼 손이 많이 간 품목도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맛있는 대추방울토마토를 고르는 기준을 있는 그대로 풀어보겠습니다.대추방울토마토, 둥근 방울토마토와 뭐가 다를까혹시 대추방울토마토를 처음 접한 분이라면 일반 방울토마토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실 겁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대추 모양을 닮은 길쭉한 타원형 품종입니다. 둥근 방울토마토보다 과육이 단단하고 껍질이 두꺼운 편이라 씹을 때 아삭하고 톡 터지는 식감이 확실히 다릅니다.과육이 단단하다는 건 조리할 때 유리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열을 가해도 형태가 ..
색이 예쁠수록 맛있는 귤일까요? 솔직히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귤 박스를 뜯어보면, 색이 가장 진하던 녀석이 제일 싱거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우스귤은 노지귤보다 일찍 나오는 만큼 값도 있는 편이라, 고르는 눈을 조금만 키워도 아깝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껍질색만 보다가 실패한 이유마트 귤 코너에서 유독 주황빛이 선명한 녀석들만 골라 담아본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먹어보면 과즙이 별로 없거나, 껍질이 두껍고 알맹이가 적어 실망한 적이 꽤 됩니다.이걸 반복하다 보니 한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하우스귤에는 착색(着色)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착색이란 과실의 외피 색소가 고르게 발현되는 과정을 뜻하는데, 문제는 이 착색이 당도 성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