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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추만큼 날씨를 타는 채소도 드뭅니다. 같은 양상추인데 어떤 달은 속이 꽉 차고 아삭한 게 들어오고, 어떤 달은 가볍고 겉잎이 상한 게 들어옵니다. 값도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매장에서 양상추를 팔면서 제일 신경 쓴 게 바로 이 차이였습니다. 오늘은 철마다 달라지는 양상추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그리고 손님들께 자주 드렸던 팁 하나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같은 양상추도 철마다 다릅니다
제가 팔던 양상추는 주로 강원도에서 들어왔습니다. 다만 1년 내내 같은 곳에서 오는 건 아니고, 철마다 산지가 바뀝니다. 양상추는 경남 하동·의령, 전남 광양, 강원도 같은 곳에서 키우는데, 계절에 따라 출하되는 지역이 옮겨 다닙니다.
문제는 양상추가 날씨에 아주 예민하다는 겁니다. 특히 습기에 약해서 수확 철에 비가 많이 오거나, 갑자기 덥거나 추워지면 상태가 확 나빠집니다. 그래서 같은 강원도 양상추라도 날씨 좋은 해와 궂은 해의 물건 차이가 큽니다. 매장에서 일하다 보면 "이번 주 양상추는 좋다", "이번 주는 별로다"가 바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국산 양상추가 날씨 탓에 귀해져 값이 오르면, 그때는 수입산이 많이 들어옵니다. 수입산은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국산과 수입산은 포장 모양도 서로 달라서 매장에서 보면 차이가 납니다. 그래도 사시기 전에 원산지 표시를 한 번 보시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살 때는 세 군데를 봅니다
양상추는 겉만 보고 고르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저는 물건을 받을 때 밑동 색, 무게, 속이 찬 정도를 꼭 다 확인했습니다. 셋 중 하나라도 빠뜨리면 손해를 봤습니다.
먼저 밑동입니다. 양상추를 뒤집어 밑동 자른 면을 보세요. 하얗거나 연한 색이면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겁니다. 갈색이나 붉은빛으로 변해 있으면 시간이 꽤 지난 물건입니다.
다음은 무게입니다. 비슷한 크기라면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쪽을 고르세요. 속이 꽉 찬 양상추는 들어 보면 크기보다 무겁습니다. 반대로 크기만 크고 가벼우면 속이 비어 있거나 잎이 성긴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은 속이 찬 정도입니다. 양손으로 감싸서 살짝 눌러 보세요. 단단하게 탄력이 느껴지면 속이 잘 찬 것입니다. 너무 돌처럼 딱딱하면 오히려 잎이 질길 수 있으니, 단단하면서도 약간 눌리는 느낌이 좋습니다. 겉잎이 누렇게 변했거나 물러 있는 것은 피하세요.
- 밑동: 자른 면이 하얗거나 연한 색인 것
- 무게: 같은 크기면 들었을 때 묵직한 것
- 속: 감싸 쥐었을 때 단단하면서 살짝 탄력 있는 것
- 겉잎: 누렇게 변하거나 물러진 데가 없는 것
사 와서는 씻지 말고 넣어 두세요
양상추는 물기에 약한 채소라, 씻어서 냉장고에 넣으면 금방 흐물거립니다. 사 오신 그대로, 씻지 않은 채로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한 번 감싸서 비닐이나 밀폐 용기에 넣어 두세요. 키친타월이 여분의 물기를 먹어 줘서 훨씬 오래갑니다.
먹을 때는 필요한 만큼만 떼어 내고, 그때 씻으시면 됩니다. 칼로 자르기보다 손으로 뜯는 편이 자른 자리가 덜 갈변합니다. 반 통이 남았다면 자른 면을 랩으로 꼭 싸서 넣어 두세요.
하나 더, 사과나 배처럼 익으면서 기체를 내뿜는 과일 옆에 두면 양상추가 빨리 시듭니다. 냉장고 안에서 과일과는 칸을 나눠 두시는 게 좋습니다. 같은 잎채소인 알배추 고르는 이야기는 알배추 고르는 법, 밑동부터 뒤집어 보세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고기 쌈으로 드셔 보세요
양상추를 사 가시는 손님들은 대부분 샐러드용이었습니다. 그다음이 쌈, 샌드위치 순이었고요. 그런데 양상추 행사를 할 때면 저는 손님들께 꼭 한마디씩 드렸습니다. "이거 고기 구울 때 쌈으로 싸 드셔 보세요. 상추보다 더 맛있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습니다. 양상추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있어서, 기름진 삼겹살이나 목살을 싸 먹으면 입안이 개운하게 정리됩니다. 상추는 잎이 부드러워 금방 숨이 죽는데, 양상추는 끝까지 아삭함이 살아 있습니다. 한 장씩 떼어 손바닥만 하게 뜯은 뒤 쌈장 조금, 마늘 한 쪽 올려서 싸 드시면 됩니다.
행사 때 넉넉히 사셨다면 샐러드로만 쓰지 마시고, 고기 굽는 날 쌈 채소로 한 번 써 보세요. 그날 저녁 식탁 반응이 다를 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양상추 값은 왜 이렇게 자주 바뀌나요?
A. 양상추는 습기와 더위, 추위에 모두 예민해서 날씨가 조금만 궂어도 수확량과 상태가 크게 흔들립니다. 국산 물량이 줄면 값이 오르고, 그때는 수입산이 많이 들어옵니다.
Q. 크고 가벼운 양상추는 안 좋은가요?
A. 크기에 비해 가벼우면 속이 덜 찼거나 잎이 성긴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크기라면 들었을 때 묵직한 쪽을 고르세요.
Q. 밑동이 붉게 변한 양상추는 먹어도 되나요?
A. 밑동이 변한 건 수확 후 시간이 지났다는 뜻입니다. 먹을 수는 있지만 신선도가 떨어지니, 살 때는 밑동이 하얀 것을 고르세요. 집에 있는 양상추라면 변한 밑동만 얇게 잘라내고 드시면 됩니다.
Q. 양상추로 고기 쌈을 싸도 되나요?
A. 물론입니다. 아삭하고 시원해서 기름진 고기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상추보다 숨이 늦게 죽어 끝까지 아삭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마무리
양상추는 철마다, 날씨마다 물건이 달라지는 채소입니다. 그래서 고를 때 더 꼼꼼해야 합니다. 밑동이 하얀지, 들어 봤을 때 묵직한지, 감싸 쥐었을 때 속이 찼는지. 이 세 가지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좋은 양상추를 넉넉히 사셨다면, 다음에 고기 구우실 때 쌈으로 한번 싸 드셔 보세요. 상추보다 맛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아실 겁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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