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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대추방울토마토를 집어 들었다가 집에 와서 후회한 적,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28년 가까이 농산물을 직접 떼다 팔았습니다. 그 세월 동안 대추방울토마토만큼 손이 많이 간 품목도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맛있는 대추방울토마토를 고르는 기준을 있는 그대로 풀어보겠습니다.

대추방울토마토, 둥근 방울토마토와 뭐가 다를까

혹시 대추방울토마토를 처음 접한 분이라면 일반 방울토마토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실 겁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대추 모양을 닮은 길쭉한 타원형 품종입니다. 둥근 방울토마토보다 과육이 단단하고 껍질이 두꺼운 편이라 씹을 때 아삭하고 톡 터지는 식감이 확실히 다릅니다.

여기서 과육 경도(果肉 硬度)라는 말을 쓰는데, 쉽게 말해 과육이 얼마나 단단한가를 나타내는 기준입니다. 대추방울토마토는 이 수치가 높아서, 열을 가하는 조리에도 형태가 잘 무너지지 않습니다. 파스타나 볶음 요리에 넣어도 흐물거리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 하나, 당도(糖度)가 둥근 품종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도란 과일이나 채소 속에 포함된 당 성분의 농도를 브릭스(Brix) 단위로 측정한 수치입니다. 제가 직접 시장에서 당도계로 재봤을 때 대추방울토마토는 평균적으로 둥근 방울토마토보다 1~2 브릭스 정도 높게 나왔습니다. 그만큼 값도 조금 더 나가는 편이니, 고를 때 기준을 제대로 알고 가는 게 실질적으로 돈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팩에 들어 있는 대추방울토마토

꼭지 상태, 신선도를 가리는 첫 번째 기준

새벽 경매장에서 물건을 받을 때 저는 가장 먼저 꼭지를 봤습니다. 꼭지가 파릇파릇하고 빳빳하게 서 있으면 그날 새벽에 바로 들어온 신선한 물건이고, 꼭지가 처지거나 갈색으로 마르기 시작했으면 아무리 겉이 멀쩡해 보여도 하루 이틀은 지난 물건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꼭지 갈변 현상이란, 수확 후 시간이 지나면서 꼭지 조직이 수분을 잃고 산화되어 색이 褐色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꽃이 시드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꼭지 갈변이 시작된 토마토는 내부 당 성분도 이미 분해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어서, 맛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중요한 얘기인데, 요즘 마트에서 파는 대추방울토마토 진열대를 보면 조명이나 색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정작 꼭지가 잘 안 보이도록 팩이 꽉 차게 쌓여 있거나 뒤집혀 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쁜 붉은색만 보고 고르기 쉬운데, 실제 맛을 좌우하는 건 색보다 꼭지와 껍질 상태입니다.

국내 농산물 품질 등급 기준에 따르면, 방울토마토의 신선도 판정 시 꼭지의 탈리(脫離) 여부와 색 변화가 핵심 지표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꼭지가 팩에서 떨어져 나온 알이 많을수록 등급이 낮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껍질 탄력과 색, 맛을 결정짓는 두 가지 단서

꼭지 다음으로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게 껍질의 탄력입니다. 만졌을 때 탱탱하게 탄력이 있고 은은한 광택이 도는 알들이 씹었을 때 확실히 달고 아삭합니다. 반대로 표면이 쭈글거리거나 물러 보이는 알이 하나라도 섞인 팩은 다른 알들도 금방 따라서 물러지기 시작합니다.

시장에서 판매할 때도 그런 팩은 따로 빼서 저렴하게 처리했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에틸렌(Ethylene) 가스 때문입니다. 여기서 에틸렌 가스란 과일과 채소가 숙성되면서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식물 호르몬으로, 주변 과실의 숙성과 연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물렁한 토마토 한 알이 옆 알들까지 빠르게 물러지게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팩 안에 그런 알이 하나라도 있으면 전체가 빠르게 상합니다.

색에 대해서도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색이 고르게 들었다는 건 품종 고유의 빨간색이 팩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초록빛이 남은 알이 몇 개 섞여 있으면 덜 익은 것이라 단맛이 부족하고, 반대로 너무 진하게 물러 보이는 알이 섞이면 과숙(過熟) 상태입니다. 과숙이란 적정 숙성 단계를 넘어 세포벽이 붕괴되기 시작한 상태를 말하는데, 식감이 물컹해지고 산미가 강해집니다. 팩을 고를 때 색이 균일한지 확인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대추방울토마토를 고를 때 놓치기 쉬운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꼭지: 진한 초록색이며 빳빳하게 서 있는 것, 갈색으로 마르거나 처진 꼭지는 피한다
  • 껍질: 매끈하고 팽팽하며 광택이 있는 것, 쭈글거리거나 물러 보이는 알이 섞인 팩은 피한다
  • 색: 품종 고유의 색이 팩 전체에 고르게 든 것, 초록빛 알과 과숙 알이 섞인 팩은 맛이 들쭉날쭉하다
  • 팩 바닥 확인: 앞면만 보지 말고 뒤집어서 바닥 쪽 알 상태까지 반드시 확인한다

집에 가져온 후, 보관법이 맛을 끝까지 지킨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추방울토마토를 사온 뒤 냉장고 야채칸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는데, 그렇게 하면 이틀도 안 돼서 물러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가 시장에서 오래 다루면서 배운 보관 원칙은 단순합니다. 꼭지를 떼지 않은 상태로, 서로 겹치지 않게 보관하는 것입니다.

꼭지를 미리 떼면 그 부위가 상처가 되어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이를 증산(蒸散) 작용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증산이란 식물체 내부의 수분이 표면을 통해 기체 상태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꼭지를 뗀 부위에서 증산이 가속화되면 과육이 빠르게 수분을 잃고 쭈글거리게 됩니다.

또 알끼리 겹쳐서 쌓으면 눌리는 부분부터 세포 조직이 손상되어 물러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방울토마토는 10~15도 내외의 서늘한 온도에서 보관할 때 신선도가 가장 오래 유지된다고 합니다. 한여름이 아니라면 서늘한 실내 그늘에서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고, 냉장 보관 시에는 가장 차가운 안쪽보다는 야채칸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꼭지를 붙인 채로 겹치지 않게 보관하면 여름 기준으로도 사흘에서 나흘은 충분히 신선함을 유지했습니다. 사소한 차이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체감이 꽤 다릅니다.

마트 매대에서 색깔 좋은 토마토에 손이 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오랜 시간 시장에서 배운 건, 가장 중요한 건 색이 아니라 꼭지와 껍질 탄력이라는 사실입니다. 다음에 대추방울토마토를 고르실 때는 팩을 한 번 뒤집어서 바닥 쪽 알 상태까지 확인해보시고, 꼭지가 파릇하고 빳빳한지 먼저 체크해보시길 권합니다. 그 작은 습관 하나가 맛없는 토마토를 사는 실패를 꽤 많이 줄여줄 겁니다.


참고: 꿀튜브(다음뉴스), 식식(siksi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