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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진할수록 맛있는 귤일까요? 귤 상자를 수없이 받아서 뜯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매대에 올려놓고 보면 색이 가장 고운 녀석이 막상 가장 싱거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우스귤은 노지귤보다 먼저 나오는 만큼 값이 나가는 귤이라, 고르는 눈을 조금만 키워도 아깝지 않게 드실 수 있습니다.

색만 보고 고르면 실패하는 이유
손님들이 귤 앞에서 제일 먼저 하시는 게 주황색이 진한 것만 골라 담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 가신 분들이 다음 날 "껍질만 두껍고 물이 없더라"고 하시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하우스귤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온도와 빛을 맞춰가며 키웁니다. 그러다 보니 겉색은 먼저 곱게 올라오는데 속맛은 아직 덜 든 채로 나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겉만 익고 속은 덜 익은 셈입니다.
귤 맛은 단맛과 신맛이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신맛이 너무 강하면 시기만 하고, 너무 약하면 밍밍합니다. 껍질 색은 이 균형을 알려주지 못합니다. 색만 보고 골랐다가 실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렇다고 초록빛이 조금 돈다고 덜 익은 귤로 단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름철 하우스는 밤낮 온도 차가 작아서 껍질에 초록 기가 남은 채로 따는 경우가 있는데, 속은 다 익어서 맛에는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다만 제가 받던 선물용 상자에는 초록빛 도는 귤이 거의 없었습니다. 선물로 나가는 물건이라 색까지 고르게 맞춰서 담아 보내기 때문입니다. 초록빛이 섞인 귤을 보셨다면 상한 게 아니라 색을 맞춰 담지 않은 귤일 수 있으니, 색보다는 아래에서 말씀드리는 무게와 꼭지를 먼저 보세요.
손에 들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그럼 색 대신 뭘 봐야 할까요? 저는 무게부터 봅니다. 상자에서 귤을 옮겨 담다 보면 눈보다 손이 먼저 압니다.
같은 크기로 보이는 귤 두 개를 양손에 하나씩 들어보세요. 하나는 가볍고 하나는 묵직합니다. 묵직한 쪽이 속에 과즙이 꽉 찬 귤입니다. 가벼운 귤은 속이 비었거나 수분이 빠진 경우가 많습니다.
꼭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꼭지가 바짝 말랐거나 누렇게 변했으면 딴 지 꽤 된 귤입니다. 꼭지 자른 자리가 싱싱하고 초록빛이 남아 있을수록 신선합니다.
아래 순서대로 보시면 실패가 확 줄어듭니다.
-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것부터 고르기
- 꼭지가 마르지 않고 싱싱한지 보기
- 껍질이 매끈하고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지 보기
- 코를 살짝 대서 귤 향이 은은하게 나는지 맡아보기
- 지나치게 울퉁불퉁하거나 껍질이 두꺼운 것은 빼기
향은 저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코를 대도 향이 거의 없는 귤은 먹어봐도 맛이 흐릿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박스째 두면 곰팡이가 먼저 옵니다
귤을 잘 골라도 보관을 잘못하면 금방 상합니다. 가장 흔한 실수가 박스째 베란다에 쌓아두는 겁니다.
귤끼리 맞닿아 있으면 그 사이에 습기가 차고, 거기서부터 무르기 시작합니다. 장사하면서 제일 무섭게 본 게 바로 이겁니다. 상자 안에 무른 귤이 딱 하나만 보여도, 그대로 두면 금방 옆에 붙은 귤들까지 따라 물러집니다. 그래서 상자를 받으면 무른 게 섞여 있지 않은지부터 뒤적여 보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집에서도 똑같이 하시면 됩니다. 사 오시면 먼저 상자를 쏟아서 무르거나 흠 있는 귤부터 골라내세요. 무른 귤은 아깝다고 상자에 그냥 두지 말고 그날 바로 드시거나 따로 빼두셔야 나머지가 삽니다. 남은 귤은 서로 꽉 붙지 않게 펼쳐 두고, 하나씩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싸두면 습기가 덜 찹니다.
하우스귤은 더운 철에 나오는 귤이라 상온에 오래 두기보다 냉장 보관이 낫습니다. 냉장고에 넣을 때도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싸서 넣어야 껍질이 마르지 않습니다.
하우스귤은 언제까지 나올까요
하우스귤은 산지에서는 5월쯤부터 따기 시작해 여름 내내 나오는 귤입니다. 그런데 제가 있던 시장에서는 8월 중순쯤 되어서야 눈에 띄기 시작했고, 들어오는 건 거의 다 3kg짜리 선물용 상자였습니다. 낱개로 풀어 파는 귤이라기보다 인사 선물로 나가는 귤이었던 셈입니다. 추석 무렵이면 끝물이고, 그 뒤로는 노지에서 키운 햇귤이 이어받습니다.
끝물 하우스귤은 값이 내려가는 대신 상태가 들쭉날쭉합니다. 이맘때 사신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무게와 꼭지를 더 꼼꼼히 보셔야 합니다. 새콤한 맛을 좋아하시면 조금 기다렸다가 노지 햇귤을 사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온라인으로 사실 때는 상품 설명에 '수확일'이나 '출하일'이 적힌 것을 고르세요. 언제 딴 귤인지 알 수 있어서 실패가 적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색이 진한 하우스귤이 무조건 맛있나요?
A. 아닙니다. 하우스에서는 겉색이 먼저 올라오고 속맛이 늦게 드는 경우가 있어서, 색보다 무게와 꼭지 상태를 함께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Q. 하우스귤은 언제 나오나요?
A. 산지에서는 5월쯤부터 따지만, 시장에 3kg 선물용 상자로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 건 8월 중순 무렵이었습니다. 추석 무렵이면 끝물이고, 그 뒤로는 노지 햇귤로 넘어갑니다.
Q. 곰팡이 없이 오래 보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박스째 쌓아두지 말고, 무른 귤을 먼저 골라낸 뒤 하나씩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싸서 냉장 보관하시면 됩니다. 무른 귤 하나를 그대로 두면 옆 귤까지 금방 물러집니다.
결론
하우스귤은 값이 나가는 귤이라 아무거나 담으면 아깝습니다. 색보다 무게, 무게 다음엔 꼭지, 마지막으로 향 순서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시면 실패가 많이 줄어듭니다. 다음에 귤 고르실 때 딱 한 번만 양손에 들어보고 향을 맡아보세요. 그 차이를 바로 느끼실 겁니다.
참고 자료: YTN, 제주 하우스 귤 본격 출하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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