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쪽파를 잎 색깔만 보고 골랐습니다. 그러다 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받아보고 나서야, 뿌리를 보지 않으면 신선도를 반도 못 읽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쪽파는 회전이 빠른 채소라 새벽 물건과 하루 지난 물건 사이에 눈에 띄는 차이가 생깁니다. 그 차이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가 직접 몸으로 익힌 방식으로 풀어봤습니다.신선도 확인 — 뿌리를 먼저 눌러보세요제가 시장에서 일하면서 제일 많이 드렸던 말씀이 있습니다. "뿌리를 손가락으로 한번 눌러보세요." 단단하게 저항감이 있으면 싱싱한 것이고, 물컹하게 들어가면 오래된 것입니다. 이게 제 경험상 가장 빠르고 정확한 신선도 확인법이었습니다.쪽파의 흰 뿌리 부분, 농업에서는 이 부분을 인경부(鱗莖部)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땅속에 묻혀 있던 비늘줄..
비 오는 날 가락시장에서 부추 상인들의 표정이 굳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부추는 빗물을 맞는 순간부터 잎 조직이 무르기 시작하는, 채소 중에서도 특히 다루기 까다로운 작물입니다. 저도 농산물을 직접 떼다 팔던 시절, 비 오는 날 새벽 입고된 부추를 받아서 물기를 털어내던 기억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습니다.신선도 확인 — 눈과 손끝으로 먼저 읽는다부추는 마늘·양파·파와 같은 계열의 채소입니다. 이 무리는 특유의 알싸한 향을 내는 황 성분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데, 부추 특유의 향도 여기서 나옵니다. 예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채소로 알려져 왔습니다.제가 시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부추를 고를 때 손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잎의 전체 색깔만 보고 집어 든다는 것입니다. 정작 중..
마트에서 아보카도를 집어 들고 "이게 익은 건가?" 한참 고민하다 결국 감으로 집어온 적, 저는 한두 번이 아닙니다. 집에 와서 잘랐더니 돌처럼 딱딱하거나, 반대로 속이 까맣게 물러버린 걸 보고 허탈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보카도는 후숙 과일이라 겉모습만 보고 익은 정도를 판단하기 어렵고, 언제 먹을지에 따라 고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그 기준을 제대로 알고 나서야 실패 없이 고를 수 있었습니다.익은 아보카도, 눌러보면 정말 알 수 있을까요"눌러보고 고르세요"라는 말은 아보카도 관련 글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설명을 처음 접했을 때 오히려 더 헷갈렸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눌러야 "살짝 누른 것"이고, 어느 정도가 "말랑한 것"인지 기준이 없었으니까요.제가 직접 여러 ..
솔직히 저는 오래전까지 밤은 크기만 크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락시장에서 수십 년간 농산물을 떼다 팔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밤은 겉만 봐서는 절반도 판단이 안 되는 품목입니다. 제철(9월~11월)에 나오는 햇밤도 잘못 고르고 잘못 보관하면 며칠 만에 망가집니다.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근거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밤 제철과 품종 — 언제, 무엇을 골라야 하는가햇밤이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입니다. 이때부터 11월 초까지가 밤의 본격 제철인데, 저는 이 시기 초반에 들어오는 물량을 특히 조심했습니다. 출하 초기 햇밤은 수분 함량이 높습니다. 수분 함량이란 밤 과육 안에 남아 있는 수분의 비율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덜 마른 ..
양송이버섯(학명 Agaricus bisporus)은 흰색과 갈색, 단 두 품종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이 두 가지를 나란히 놓으면 "상한 거 아니에요?"라고 먼저 묻는 손님이 꼭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 시장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냥 넘겼는데, 같은 질문을 수백 번 받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정보 부재라는 걸 알았습니다. 색이 아니라 갓의 탄력과 주름으로 판단하는 것, 이게 핵심입니다.품종 구별: 흰색과 갈색, 무엇이 다른가제가 농산물 시장에서 일주일에 6일씩 양송이를 직접 매입하고 판매하면서 느낀 건, 갈색 양송이가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흰색 한 품종만 들어오다가 어느 시점부터 갈색 품종이 물량으로 섞여 들어오더니, 이제는 대형마트에..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농산물을 취급하면서, 표고버섯만큼 소비자들이 선별 기준을 잘못 알고 있는 식재료도 드물다고 느꼈습니다. 크고 활짝 펴진 갓을 보고 "실하다"며 집어 드는 분들을 볼 때마다, 도매 현장에서 제가 눈으로 확인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솔직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표고버섯 선별법과 보관 요령을 있는 그대로 풀어 드리겠습니다.선별법 — 큰 것보다 오므라든 것이 진짜 상품저도 처음엔 막연히 크고 탐스러운 갓을 좋은 표고버섯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가락시장 새벽 경매가 끝나고 나면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갓이 작고 도톰하게 오므라든 상품들이 가장 먼저 팔려나가고, 갓이 활짝 펴진 것들은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다 결국 값이 깎여 넘겨지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