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라디치오를 처음 취급하기 시작했을 때, 이 채소가 이렇게 까다로운 품목인 줄 몰랐습니다.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오래 일하면서도 라디치오만큼 일반 채소와 결이 다른 건 드물었는데, 검색해보면 마치 동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처럼 나오는 정보가 많아서 처음엔 저도 헷갈렸습니다. 이 글은 유통 현장에서 직접 다뤄본 경험을 바탕으로, 라디치오를 찾는 분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쓴 글입니다.유통 현실 — 마트에서 못 찾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라디치오는 치커리(chicory)의 재배종입니다. 여기서 치커리란 국화과에 속하는 쌉쌀한 잎채소류를 통칭하는 말로, 라디치오는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북부에서 개량된 품종입니다. 둥근 양배추 형태에 짙은 자줏빛 잎과 흰 잎맥이 선명하게 갈라지는 게 특징이고,..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버섯을 직접 떼다 팔던 시절, 저는 참송이버섯 박스를 열 때마다 긴장하곤 했습니다. 새벽 경매에서 받아온 그날 다 팔지 못하면 하루이틀 사이에 갓 색이 어두워지고 수분이 빠지면서 상품이 아닌 것으로 바뀌어 버렸거든요. 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참송이버섯 정보와 실제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비교해 드리겠습니다.참송이버섯, 제대로 알고 사야 속지 않습니다시중에서 참송이버섯을 자연산 송이버섯처럼 표기해서 파는 경우를 저도 직접 몇 번 목격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는데, 사실 이 둘은 분류 자체가 다른 버섯입니다.자연산 송이버섯은 9~10월 단 몇 주 동안만 채취가 가능한 야생 버섯으로, 1kg에 수십만 ..
자두 품종 중 당도가 가장 높은 만생종, 추희자두는 9월에 수확해 가을철에만 만날 수 있는 품종입니다. 저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자두류를 직접 취급하면서, 해마다 9월이 되면 이 품종을 찾는 손님이 유독 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추이자두 있어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확한 이름은 "추희자두"였습니다. 시장에서 굳어진 이름과 실제 품종명이 다른 대표적인 사례라고 봅니다.품종 특징 — '자두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추희자두는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자두 품종 가운데 가장 늦게 출하되는 만생종입니다. 여기서 만생종이란 같은 작물 중에서도 수확 시기가 가장 늦은 계통을 뜻합니다. 국내 자두는 6월 대석조생을 시작으로 7월 포모사, 9월 추희 ..
사과대추의 제철은 9월 중순부터 10월 말, 절정은 10월 초부터 말까지입니다. 가을마다 이 과일을 상자째 받아 팔아본 사람으로서, 크기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처럼 홍보되는 요즘 분위기가 솔직히 좀 안타깝습니다. 색과 탄력이 전부인 과일인데 말이죠.제철 시기 — 9월에 사면 손해일 수 있습니다사과대추는 사과의 향과 대추 특유의 단맛을 함께 가진 과일로, 수분 함량이 높고 껍질이 얇은 것이 특징입니다. 공식 수확 시기는 9월 중순부터 시작되지만, 저는 물량이 처음 들어오는 9월 말 상품을 그다지 반기지 않았습니다. 당도가 제대로 오르지 않은 상태로 출하되는 경우가 많아서, 손님들이 "대추 향이 없다"며 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었거든요.사과대추는 당도가 핵심입니다. 그런데 대추는 나무에 달려 있는 동안 단맛..
곱슬케일 100g에 들어 있는 루테인 함량은 당근보다 약 25배 높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채소를 다루면서 곱슬케일을 수도 없이 봐왔는데, 그 오글오글한 잎사귀 안에 이만한 밀도의 영양이 담겨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습니다. 슈퍼푸드라는 수식어가 과장만은 아니었습니다.곱슬케일 영양 성분, 수치로 뜯어보면곱슬케일은 학명상 십자화과(Brassicaceae)에 속합니다. 여기서 십자화과란 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처럼 꽃잎 4장이 십자 모양을 이루는 채소 군(群)을 의미합니다. 이 계열 채소들이 공통으로 가진 성분 중 하나가 설포라판(sulforaphane)인데, 설포라판이란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항산화 물질로 항암 연..
파슬리 30g 한 줌에 하루 권장 비타민C의 절반 이상이 들어 있습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도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30년 가까이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파슬리를 직접 떼어다 팔면서, 이 채소가 장식용 고명으로만 소비되고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걸 수도 없이 봐왔거든요. 그 아까움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파슬리 제철·효능과 영양 성분 — 알고 보면 채소입니다일반적으로 파슬리는 향신료로만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꽤 억울한 분류입니다. 파슬리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허브로, 국내 노지 재배 기준으로는 4~6월 봄철이 제철입니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특성상 여름 고온기에는 생육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데, 시장에서 직접 받아보면 여름철 파슬리는 잎 끝이 반나절만 지나도 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