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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흙 묻은 연근이 진짜입니다

솔직히 저는 한동안 흰 연근이 신선한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가락시장에서 삼십 년 가까이 뿌리채소를 다루면서도, 처음엔 그 오해를 손님들한테 그대로 전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연근은 겉만 봐서는 절대 판단이 서지 않는 품목입니다.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두고,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 — 제가 직접 겪으면서 터득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연근 구별법 — 손으로 부러뜨려봐야 비로소 보입니다연근을 고를 때 색깔부터 보시는 분이 많은데, 솔직히 그게 가장 틀리기 쉬운 기준입니다. 새벽 경매장에서 물건을 받다 보면, 연근만큼 겉모양으로 속이기 좋은 품목이 없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제가 현장에서 가장 먼저 했던 건 손으로 직접 부러뜨려보는 일이었습니다. 상태 좋은 국산 연근은 툭 하고 깔끔하게 부러지면서,..

농산물 이야기 2026. 9. 15. 11:59
뽀얀 생강이 덜 자란 게 아닙니다

가을 마트 매대에 뽀얀 생강이 올라오면 "이거 덜 자란 거 아닌가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꼭 계셨습니다. 제가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떼다 팔던 시절, 9월 중순 첫 햇생강 상자가 들어올 때마다 반복되던 장면입니다. 갈색 생강만 보고 사셨던 분들은 순 자리에 자주빛이 도는 뽀얀 생강을 낯설게 느끼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을 구별할 줄 알면 매대 앞에서 고르기가 훨씬 쉬워집니다.햇생강과 저장 생강, 뭐가 다른 걸까생강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사계절 내내 마트 채소 코너에 깔려 있는 갈색 생강은 수확한 뒤 저온 창고에 넣어두고 일 년 내내 조금씩 꺼내 파는 저장 생강입니다. 시장에서는 근생강이라고도 부릅니다. 오래 두고 파는 물건이다 보니 껍질이 두껍고 속이 단단합니다.반면 가을에..

농산물 이야기 2026. 9. 14. 10:30
신고배는 크기보다 무게를 보세요

추석 대목이 다가오면 시장 통로까지 배 상자가 밀려 나옵니다. 저는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삼십 년 가까이 농산물을 떼다 팔았는데, 그 혼잡한 새벽에도 눈이 제일 먼저 가는 건 늘 배 상자였습니다. 같은 상자에 담겨 나와도 손에 들어보면 맛이 갈린다는 걸 그 자리에서 배웠습니다.품종 선택과 신선도 확인 — 시장에서 배운 것들배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이 "어떤 품종을 사야 하나"입니다. 저는 손님들께 용도부터 여쭤보는 편이었습니다. 오래 두고 드실 거라면 신고배, 바로 드시거나 선물로 드릴 거라면 원황배나 황금배를 권했습니다.원황배는 일찍 익는 품종입니다. 같은 배라도 다른 품종보다 먼저 수확돼서, 추석이 이른 해에는 시장에 제일 먼저 올라옵니다. 단맛과 향이 강해 선물용으로 내놓으면 받는 분..

농산물 이야기 2026. 9. 12. 15:25
토란은 흙 묻은 채로 사셔야 합니다

마트에서 하얗게 씻어 랩에 싸인 토란을 보고 저도 한동안 그게 더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농산물을 직접 떼다 팔아온 경험이 쌓이면서, 흙 묻은 토란이 왜 더 나은지를 몸으로 배웠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제철을 맞은 토란, 사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깨끗한 토란이 더 좋다는 생각, 저도 틀렸습니다 — 고르는 법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상자에서 꺼낸 토란을 물로 씻어 하얗게 만들어 진열했습니다. 보기에 훨씬 좋았고, 그날 판매도 잘 됐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껍질이 쭈글쭈글해지면서 무르기 시작하는 걸 직접 봤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흙이 단순한 오염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흙은 토란 껍질의 수분을 지켜주는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흙을 씻어내는 순간 껍질은 바로..

농산물 이야기 2026. 9. 11. 06:56
더덕은 굵기보다 향을 보셔야 합니다

솔직히 저도 오랫동안 더덕을 크기로 골랐습니다. 굵고 매끈하면 좋은 거라고 당연히 여겼죠. 가락시장 좌판에서 서른 해 가까이 농산물을 떼다 팔면서 그게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더덕은 크기 값이 아니라 향 값을 하는 물건입니다. 좋은 더덕을 고르는 기준부터 국산과 수입산을 구별하는 법, 손질하고 보관하는 요령까지 제가 직접 겪어온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좋은 더덕 고르는 기준 — 크기가 아니라 향입니다가을이 되면 강원도 쪽에서 더덕이 상자로 올라옵니다. 상자를 열 때마다 좌판 전체에 향이 확 퍼지는데, 그 순간의 강도만으로도 물건이 좋은지 아닌지 대충 감이 왔습니다. 상자를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향이 없으면 그날은 팔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그런데 손님들은 꼭 굵고 매끈한 것부터 집으셨습니다. "이게..

농산물 이야기 2026. 9. 10. 11:06
새송이버섯은 갓보다 기둥을 보세요

새송이버섯은 제철이 따로 없습니다. 톱밥을 채운 배지에 균을 심어 실내에서 키우는 버섯이라, 계절과 상관없이 사철 같은 품질로 나옵니다. 저는 청과 쪽에서 삼십 년 가까이 새벽 경매장을 드나들었는데, 버섯 상자만큼은 한겨울에도 한여름에도 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쌓여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같은 품종 두 봉지를 놓고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 어떻게 썰고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는 꽤 차이가 납니다.신선한 새송이버섯 고르는 법일반적으로 버섯은 갓이 크고 탐스러운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새송이버섯만큼은 제 경험상 이게 거꾸로입니다. 새송이는 갓보다 기둥(대)을 주로 먹는 버섯이라, 갓이 작더라도 대가 굵고 곧게 뻗은 것이 훨씬 실속 있습니다. 갓이 활짝 펴져 뒤집히듯 벌어진 것은 수확한 지 오래된 ..

농산물 이야기 2026. 9. 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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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블로그는 제철 농산물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운영합니다. 게시된 내용은 30년간 농산물 도소매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품종·산지·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매 및 섭취와 관련한 최종 판단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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