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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나물은 바람이 차가워지는 이맘때부터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봄이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 꾸준히 들어옵니다. 다른 나물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출 때 오히려 길게 버텨 주는 품목이라, 겨울 나물 매대를 허전하지 않게 채워 주던 나물이었습니다.

간을 안 해도 짭짤한 이유
세발나물은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입에 넣으면 짭짤합니다. 세발나물의 원래 이름은 갯개미자리로, 바닷가 갯벌 근처에서 자라는 풀입니다. 바닷바람과 짠 기운을 맞으며 자라다 보니 가는 줄기 속에 자연스럽게 짠맛이 배어 있습니다.
그래서 무칠 때 소금이나 간장을 다른 나물처럼 넣으면 짜지기 쉽습니다. 세발나물은 간을 아끼는 게 맛을 살리는 방법입니다.
4kg 박스를 풀어 나누던 나물
시장에는 보통 4kg 박스 단위로 들어옵니다. 가늘고 여린 나물이 4kg이면 양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박스째 나가는 일보다는 대부분 박스를 풀어서 한 번 무쳐 먹기 좋은 양으로 소포장해 내놓았습니다.
소포장을 하다 보면 박스 안쪽 상태까지 다 드러납니다. 그래서 떼어 올 때부터 꼼꼼히 보는 게 중요했습니다.
떼어 올 때 보는 순서
제일 먼저 색을 봅니다. 사진처럼 맑은 초록빛이 고르게 돌아야 좋은 물건입니다. 누렇게 바랜 가닥이 섞여 있으면 수확한 지 시간이 좀 지났다는 뜻입니다.
다음은 줄기 굵기를 보고, 시든 것과 무른 것이 없는지 박스 안쪽까지 들춰 봅니다. 세발나물은 가는 나물이라 무른 곳이 한 군데 생기면 옆 가닥으로 금방 번집니다.
물기도 꼭 확인합니다. 겉이 살짝 촉촉한 정도는 괜찮지만, 박스 바닥에 물이 고여 있으면 쉽게 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닥 집어 짠맛과 향을 봅니다. 은은하게 짭짤하고 풋풋한 향이 올라오면 좋은 세발나물입니다.
어르신 나물에서 모두의 나물로
예전에는 세발나물을 찾는 손님이 대부분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이름을 알고 일부러 찾으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젊은 손님들도 세발나물을 잘 알고 알아서 골라 가십니다. 예전보다 찾는 손님 폭이 확실히 넓어졌습니다.
손님들이 해 드시는 건 주로 무침이었습니다. 밥 위에 얹어 비빔밥으로 드시는 분도 계셨고, 부침가루에 섞어 전으로 부쳐 드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집에 가져오셨다면
세발나물은 가늘고 여려서 오래 두기 어렵습니다.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감싼 뒤 봉지나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시고, 되도록 2~3일 안에 드세요. 드시기 직전에 찬물에 담가 여러 번 흔들어 씻으면 사이사이 낀 흙이 빠집니다.
찬바람 불 때 좋은 또 다른 잎채소 이야기는 근대 고르는 법에 적어 두었습니다.
세발나물은 색이 맑고, 시들거나 무른 가닥이 없고,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은 것을 고르시면 됩니다. 무칠 때는 간을 아껴 보세요. 바다가 키운 짭짤함이 반찬 한 접시를 알아서 채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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