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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매대에 흙 묻은 고들빼기 단이 쌓이면, 어르신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걸음을 멈추십니다. 젊은 분들은 "이게 뭐예요?" 하고 물어보시고요. 생긴 건 뿌리 달린 나물인데, 맛은 쌉쌀해서 처음 보는 분들은 어떻게 먹는지부터 궁금해하십니다. 오늘은 고들빼기를 떼어다 팔면서 늘 보던 것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고들빼기는 단으로 들어옵니다
제가 받아 오던 고들빼기는 보통 단으로 묶여서 들어왔습니다. 사진처럼 빨간 띠로 묶인 단을 받아 와서, 매장에서는 먹기 좋은 양으로 나눠 포장 판매를 했습니다. 한 단을 통째로 사 가시기엔 양이 많은 집도 있어서, 조금씩 나눠 두면 부담 없이 집어 가셨습니다.
4kg 박스로도 들어오는데, 박스 물건은 주로 미리 주문받은 손님께 보내는 주문 판매용이었습니다. 김치를 넉넉히 담그시는 집은 박스로 주문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들빼기는 딱 이맘때, 가을에 시장에 나옵니다. 매대에 고들빼기가 보이기 시작하면 김장철도 멀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띠에 적힌 산지를 보세요
사진 속 빨간 띠를 자세히 보시면 산지가 적혀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고창 흥덕 고들빼기를 조금 더 알아주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도 물건을 볼 때 띠부터 먼저 확인했습니다.
장 보실 때도 단에 감긴 띠나 포장 스티커에 적힌 산지를 한 번 보시면 고르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포장된 물건이라면 뒷면 원산지 표시를 보시면 됩니다.
시든 것, 무른 것부터 거르세요
고들빼기를 떼어 올 때 제가 제일 먼저 본 건 시든 것과 무른 것이었습니다. 이런 단은 사 오지 않았고, 상태 좋은 것만 골라 팔았습니다. 나물은 하루만 지나도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들여올 때 한 번 더 살펴보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 잎: 축 처지지 않고 생생한 것
- 뿌리와 줄기: 손으로 눌렀을 때 무르지 않은 것
- 단 안쪽: 겉만 보지 말고 속에 무른 잎이 섞여 있지 않은지 살짝 벌려 보세요
단으로 묶인 물건은 겉은 멀쩡해 보여도, 띠로 꽉 묶인 안쪽에서 잎이 눌려 먼저 물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겉만 보지 말고 안쪽을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뿌리에 흙이 묻어 있는 건 괜찮습니다. 집에서 씻으시면 됩니다. 오히려 흙을 다 털어 낸 물건보다 신경 써서 보셔야 할 건 잎과 뿌리가 물렀는지 여부입니다.
누가 사 가실까요
고들빼기는 주로 어르신 손님들이 사 가셨습니다. 대부분 김치를 담그시려고 사 가셨습니다. 일반 손님 중에는 쌈으로 싸 드신다며 사 가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쓴맛이 있는 나물이라 처음이시라면 조금만 사서 맛을 보시길 권합니다. 어르신들이 찾으시는 김치거리 이야기는 무타리 글에도 적어 두었습니다.
사 오신 뒤 손질과 보관
고들빼기는 누렇게 뜬 잎을 떼어 내고, 뿌리에 붙은 잔털과 흙을 칼등으로 살살 긁어 씻어 손질합니다. 김치로 담그실 거라면 손질한 뒤 소금물에 2~3일 담가 쓴맛을 우려내고 쓰시면 됩니다. 하루에 한두 번 물을 갈아 주시고, 중간에 하나를 씹어 보세요. 쌉쌀한 맛이 살짝 남았을 때 건지는 게 좋습니다. 쓴맛을 너무 다 빼 버리면 고들빼기 고유의 맛도 같이 사라집니다.
바로 쓰지 못하실 땐 씻지 말고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싸서 냉장고 채소칸에 넣어 두세요. 물기가 닿으면 금방 무르니, 손질은 쓰기 직전에 하시는 게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들빼기는 왜 이렇게 쓴가요?
쌉쌀한 맛이 고들빼기의 특징입니다. 김치로 담글 때는 소금물에 며칠 담가 쓴맛을 우려낸 뒤 담그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스로도 살 수 있나요?
4kg 박스로도 나옵니다. 양이 많아서 주로 미리 주문하시는 분들이 박스로 사 가셨습니다.
쌈으로 먹어도 되나요?
연한 고들빼기는 잎을 쌈이나 겉절이로 드시기도 합니다. 다만 쓴맛이 있으니 쌈장을 곁들여 조금씩 드셔 보시고, 입에 맞으면 양을 늘리시면 됩니다.
언제 나오나요?
가을이 제철입니다. 지금쯤 시장에 나오기 시작합니다.
마무리하며
고들빼기를 사실 때는 띠에 적힌 산지를 한 번 보시고, 시들거나 무른 것이 없는지 단 안쪽까지 살펴보세요. 이 두 가지만 보셔도 실패가 확 줄어듭니다. 쌉쌀한 맛이 처음엔 낯설어도, 잘 담근 고들빼기김치 한 접시면 밥 한 그릇이 금방 비워집니다. 가을 한철에만 잠깐 나오는 나물이니, 매대에서 보이실 때 한 번 맛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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