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오래전까지 밤은 크기만 크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락시장에서 수십 년간 농산물을 떼다 팔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밤은 겉만 봐서는 절반도 판단이 안 되는 품목입니다. 제철(9월~11월)에 나오는 햇밤도 잘못 고르고 잘못 보관하면 며칠 만에 망가집니다.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수치를 근거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밤 제철과 품종 — 언제, 무엇을 골라야 하는가햇밤이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입니다. 이때부터 11월 초까지가 밤의 본격 제철인데, 저는 이 시기 초반에 들어오는 물량을 특히 조심했습니다. 출하 초기 햇밤은 수분 함량이 높아서, 여기서 '수분 함량'이란 밤 과육 내부에 잔존하는 수분의 비율을 뜻합니다. 쉽게..
양송이버섯(학명 Agaricus bisporus)은 흰색과 갈색, 단 두 품종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이 두 가지를 나란히 놓으면 "상한 거 아니에요?"라고 먼저 묻는 손님이 꼭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 시장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냥 넘겼는데, 같은 질문을 수백 번 받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정보 부재라는 걸 알았습니다. 색이 아니라 갓의 탄력과 주름으로 판단하는 것, 이게 핵심입니다.품종 구별: 흰색과 갈색, 무엇이 다른가제가 농산물 시장에서 일주일에 6일씩 양송이를 직접 매입하고 판매하면서 느낀 건, 갈색 양송이가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흰색 한 품종만 들어오다가 어느 시점부터 갈색 품종이 물량으로 섞여 들어오더니, 이제는 대형마트에..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농산물을 취급하면서, 표고버섯만큼 소비자들이 선별 기준을 잘못 알고 있는 식재료도 드물다고 느꼈습니다. 크고 활짝 펴진 갓을 보고 "실하다"며 집어 드는 분들을 볼 때마다, 도매 현장에서 제가 눈으로 확인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솔직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표고버섯 선별법과 보관 요령을 있는 그대로 풀어 드리겠습니다.선별법 — 큰 것보다 오므라든 것이 진짜 상품저도 처음엔 막연히 크고 탐스러운 갓을 좋은 표고버섯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가락시장 새벽 경매가 끝나고 나면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갓이 작고 도톰하게 오므라든 상품들이 가장 먼저 팔려나가고, 갓이 활짝 펴진 것들은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다 결국 값이 깎여 넘겨지는 걸 ..
솔직히 저는 라디치오를 처음 취급하기 시작했을 때, 이 채소가 이렇게 까다로운 품목인 줄 몰랐습니다.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오래 일하면서도 라디치오만큼 일반 채소와 결이 다른 건 드물었는데, 검색해보면 마치 동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처럼 나오는 정보가 많아서 처음엔 저도 헷갈렸습니다. 이 글은 유통 현장에서 직접 다뤄본 경험을 바탕으로, 라디치오를 찾는 분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쓴 글입니다.유통 현실 — 마트에서 못 찾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라디치오는 치커리(chicory)의 재배종입니다. 여기서 치커리란 국화과에 속하는 쌉쌀한 잎채소류를 통칭하는 말로, 라디치오는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북부에서 개량된 품종입니다. 둥근 양배추 형태에 짙은 자줏빛 잎과 흰 잎맥이 선명하게 갈라지는 게 특징이고,..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버섯을 직접 떼다 팔던 시절, 저는 참송이버섯 박스를 열 때마다 긴장하곤 했습니다. 새벽 경매에서 받아온 그날 다 팔지 못하면 하루이틀 사이에 갓 색이 어두워지고 수분이 빠지면서 상품이 아닌 것으로 바뀌어 버렸거든요. 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참송이버섯 정보와 실제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비교해 드리겠습니다.참송이버섯, 제대로 알고 사야 속지 않습니다시중에서 참송이버섯을 자연산 송이버섯처럼 표기해서 파는 경우를 저도 직접 몇 번 목격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는데, 사실 이 둘은 분류 자체가 다른 버섯입니다.자연산 송이버섯은 9~10월 단 몇 주 동안만 채취가 가능한 야생 버섯으로, 1kg에 수십만 ..
자두 품종 중 당도가 가장 높은 만생종, 추희자두는 9월에 수확해 가을철에만 만날 수 있는 품종입니다. 저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자두류를 직접 취급하면서, 해마다 9월이 되면 이 품종을 찾는 손님이 유독 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추이자두 있어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확한 이름은 "추희자두"였습니다. 시장에서 굳어진 이름과 실제 품종명이 다른 대표적인 사례라고 봅니다.품종 특징 — '자두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추희자두는 일본 아키타현의 한 과원에서 발견된 품종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자두 품종 가운데 가장 늦게 출하되는 만생종 입니다. 여기서 만생종이란 같은 작물 중에서도 수확 시기가 가장 늦은 계통을 뜻합니다. 덕분에 다른 자두들이 모두 끝물에 접어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