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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이야기

콜라비 고르는 법, 시장에선 보라색만 팔렸습니다

원두막27 2026. 10. 4. 10:17

목차


    요즘 채소 매대에 동글동글한 보라색 덩어리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콜라비입니다. 생긴 건 무 같은데 무는 아니고, 처음 보는 분들은 "이건 어떻게 먹는 거예요?" 하고 묻곤 하셨습니다.

    제가 콜라비를 받아다 팔 때는 원칙이 하나 있었습니다. 보라색만 받는다. 초록색 콜라비도 있다는 건 알았지만, 손님들이 찾는 건 늘 보라색이었고 실제로 보라색 말고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팔면서 몸으로 익힌 콜라비 고르는 기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상자에 담긴 진한 보라색 콜라비, 잎을 짧게 정리한 국산 콜라비

    콜라비는 무가 아니라 양배추 집안입니다

    콜라비라는 이름은 독일어에서 왔습니다. 양배추를 뜻하는 말과 순무를 뜻하는 말을 합친 이름이라, 흔히 "양배추와 순무를 섞어 만든 채소"라고 소개되곤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교배종이 아니라 양배추와 같은 종에 속하는 채소입니다. 우리가 먹는 동그란 부분도 뿌리가 아니라 땅 위에서 부풀어 오른 줄기입니다. 그래서 무처럼 흙 속에 묻혀 자라지 않고, 밭에 가 보면 동그란 몸통이 땅 위에 올라앉아 있고 그 위로 잎이 삐죽삐죽 솟아 있습니다.

    식감은 무처럼 아삭한데, 무 특유의 알싸하고 매운맛은 거의 없고 단맛이 납니다. 그래서 무를 잘 못 드시는 분들도 콜라비는 생으로 잘 드십니다.

    제철은 봄과 가을, 두 번입니다. 지금 매대에 보이기 시작한 건 가을 첫물이고, 본격적인 제주산 콜라비는 겨울에 들어옵니다. 제주농업기술원 연구를 보면 제주에서는 9월 20일 전후에 옮겨 심어 75~90일 뒤에 거둘 때 당도와 상품성이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너무 일찍 심으면 크기는 커져도 당도가 낮게 나왔다고 하고요. 그러니 철 초입인 지금은 같은 보라색이라도 단 것과 덜 단 것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들어올 때마다 하나씩 잘라 맛을 보고 받았던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보라색만 팔렸던 이유, 그런데 자료는 다르게 말합니다

    손님들이 집어 가는 콜라비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보라색이 진하고, 겉이 깨끗한 것. 색이 흐릿하거나 얼룩덜룩한 건 옆에 두면 끝까지 남았습니다. 콜라비를 처음 사는 분들도 "보라색 진한 걸로 주세요" 하실 정도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농식품정보누리 자료에는 녹색 콜라비와 보라색 콜라비 모두 속은 똑같이 하얗고, 오히려 녹색이 약간 더 달다고 나와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에서 제가 본 것과는 반대입니다.

    제 생각에는 맛보다 눈이 먼저 고른 결과입니다. 사람들 머릿속에 콜라비는 보라색이라는 그림이 박혀 있다 보니, 녹색 콜라비는 순무나 덜 자란 무로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파는 입장에서는 안 팔리는 색을 받을 이유가 없었고요. 다만 사 드시는 입장이라면, 녹색 콜라비가 보이면 한 번쯤 맛을 비교해 보셔도 손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껍질 갈라짐과 퍽퍽함, 이 두 가지만 피하세요

    콜라비를 받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본 건 껍질이 갈라졌는지였습니다. 몸통에 금이 가 있거나 터진 자국이 있는 건 받지 않았습니다. 갈라진 틈으로 마르거나 상하기 쉽고, 무엇보다 손님들이 집었다가 바로 내려놓습니다.

    두 번째는 맛입니다. 잘라서 맛을 봤을 때 단맛이 확 올라오는 것만 받았고, 씹었을 때 물기 없이 퍽퍽한 것은 받지 않았습니다. 퍽퍽한 콜라비는 한 번 사 간 손님이 다시 찾지 않았습니다.

    매장에서는 잘라 볼 수 없으니, 대신 이렇게 확인하시면 됩니다.

    • 색 — 보라색이 진하고 고르게 든 것
    • 겉 — 갈라짐이나 터진 자국, 흠집이 없는 깨끗한 것
    • 무게 — 같은 크기라면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것 (물기가 많아 퍽퍽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 크기 — 너무 큰 것보다 테니스공보다 조금 큰 정도
    • 잎 — 잎이 붙어 있다면 노랗게 변하지 않고 짙푸른 것

    자주 묻는 질문

    Q. 껍질째 먹어도 되나요?
    콜라비 껍질은 꽤 단단합니다. 위아래 잎과 뿌리 쪽을 칼로 잘라낸 뒤 칼이나 필러로 껍질을 벗겨 드시는 게 편합니다. 보라색 콜라비는 껍질이 특히 단단하니 손 조심하세요.

    Q. 어떻게 먹는 게 제일 맛있나요?
    생으로 썰어 먹는 게 가장 간단합니다. 샐러드에 넣거나, 무 대신 깍두기를 담그거나, 얇게 썰어 소금물에 살짝 절여 쌈처럼 싸 먹기도 합니다.

    Q. 보관은 어떻게 하나요?
    잎이 붙어 있으면 잎을 떼어 내고, 몸통은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싸 냉장고 채소 칸에 넣어 두세요. 자른 것은 랩으로 단면을 감싸 두고 되도록 빨리 드시는 게 좋습니다.

    Q. 지금 사도 맛있나요?
    지금은 가을 첫물이라 맛이 고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 기준대로 색과 무게를 보고 고르시고, 단맛이 제대로 든 콜라비를 원하시면 겨울에 들어오는 제주산을 기다려 보셔도 좋습니다.

    정리하면

    콜라비는 진한 보라색, 깨끗한 겉, 묵직한 무게. 이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크게 실패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오래 팔아 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손님들이 다시 찾는 콜라비는 결국 단맛이 제대로 든 것이었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무도 맛이 들기 시작합니다. 무 고르는 이야기는 추석 탕국 무 고르는 법에, 요즘 같이 많이 나오는 우엉 이야기는 우엉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