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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앞두고 시금치 상자를 받아 열었는데, 하루 만에 잎끝이 누렇게 떠 있어서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날 들어온 물건인데도 상자마다 상태가 달랐거든요. 그때부터 저는 시금치를 고를 때 잎이 아니라 뿌리부터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잎 색깔만 보고 고르시는 분이 많은데, 제 경험상 그것만으로는 절반밖에 모릅니다.
시금치 고르는법 — 뿌리부터 봐야 진짜 신선도가 보입니다
시금치는 잎이 짱짱하고 색이 진한 걸 고르면 된다고들 하지만, 저는 늘 묶음 아래쪽을 먼저 봤습니다. 뿌리 자른 자리가 붉게 살아 있고 촉촉하면 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물건이고, 허옇게 말라 있거나 거무스름하게 변해 있으면 며칠 묵은 물건입니다. 잎은 진열하면서도 물을 뿌려 싱싱해 보이게 할 수 있지만, 뿌리는 속이지 못합니다.
줄기도 손가락으로 가볍게 쥐어 보세요. 통통하고 탱탱해야 데쳐도 흐물거리지 않습니다. 줄기가 말랑하게 풀려 있으면 이미 물기가 빠진 것이라, 데치면 물컹해집니다. 잎은 두껍고 진한 초록색에 윤기가 도는 게 좋습니다(출처: 램프쿡 - 시금치 고르는법 손질법 보관법).
요즘은 묶음마다 원산지 띠가 둘러져 나와서 보기가 한결 편해졌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원산지: 국내산', '산지직송'이라고 찍힌 띠를 두른 시금치 상자가 줄지어 들어왔는데, 명절 앞이라 그런지 들어오기 무섭게 빠져나갔습니다. 띠에 적힌 원산지도 꼭 한번 보고 사세요.
나물무침용은 길이가 짧고 뿌리가 붉은 것이 좋고, 국거리용은 줄기가 조금 길어도 괜찮습니다. 명절 삼색나물에 쓰실 거라면 무침용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 뿌리 자른 자리가 붉고 촉촉한 것 →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싱싱한 것
- 줄기를 쥐었을 때 탱탱한 것 → 데쳐도 아삭함이 남음
- 잎이 두껍고 진한 초록색에 윤기가 도는 것
- 나물무침용은 짧고 뿌리가 붉은 것, 국거리용은 길어도 괜찮음
시금치 손질법 — 뿌리를 잘라 버리면 맛도 같이 버립니다
시금치를 손질할 때 뿌리를 싹둑 잘라 버리는 분이 많은데, 저는 그게 참 아깝습니다. 뿌리 쪽 붉은 부분이 달고 고소해서 나물 맛을 살려 주거든요. 뿌리를 잘라 버리면 잎이 낱낱이 흩어져서 무치기도 불편하고, 맛도 심심해집니다.
흙 때문에 뿌리를 자르신다면, 뿌리 끝에 칼집을 열십자로 살짝 내 보세요. 벌어진 틈으로 흐르는 물을 대고 씻으면 흙이 생각보다 쉽게 빠집니다. 시든 잎과 흙 묻은 바깥 잎만 떼어 내고 뿌리는 살려 두시면 됩니다.
데치는 건 생각보다 짧아야 합니다. 끓는 물에 소금을 한 작은술 넣고, 뚜껑을 연 채 10초에서 30초 정도만 데칩니다. 소금을 넣고 데치면 색이 더 곱게 삽니다(출처: 새미네부엌 - 시금치 손질 & 보관 & 고르는 법).
오래 데쳐야 안심이 된다는 분도 계신데, 제 경험상 오래 데칠수록 색이 누렇게 죽고 물컹해집니다. 숨만 죽으면 바로 건져서 찬물에 담가 식히세요. 찬물에 바로 식혀야 파란 색이 그대로 남습니다. 차례상에 올릴 나물일수록 파랗게 살아 있어야 보기에도 좋습니다.
시금치 보관법 — 명절 당일 아침엔 값도 비싸고 물건도 없습니다
명절 무렵에는 삼색나물 하는 집마다 시금치를 찾으니 값이 평소보다 크게 뜁니다. 장사할 때 보면 명절 당일 아침에 사러 오시는 분들은 제일 비쌀 때 사시는 거고, 좋은 물건은 이미 이틀 전에 다 나가고 없었습니다. 이삼일 전에 미리 사 두시는 게 훨씬 낫습니다.
씻지 않은 생시금치는 신문지에 감싸서 냉장고 채소칸에 세워 두세요. 눕혀 두면 아래쪽 잎이 눌려서 쉽게 무릅니다. 이렇게 두면 일주일 정도는 괜찮습니다.
더 오래 두시려면 데쳐서 얼리는 게 제일입니다. 짧게 데쳐 찬물에 식힌 뒤 물기를 짜고,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담습니다. 이때 데친 물을 조금 함께 넣어 얼리면 녹였을 때도 부드럽습니다(출처: 우리의식탁 - 시금치 보관법).
명절에 시금치 값이 너무 비싸다고 삼색나물에서 아예 빼는 집도 봤는데, 이삼일 전에 미리 사서 데쳐 얼려 두면 값도 아끼고 명절 아침 일손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도 해 봤는데, 데친 물을 조금 넣어 얼린 시금치는 녹여서 무쳐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금치 뿌리는 잘라야 하나요, 살려야 하나요?
A. 살리시는 게 훨씬 낫습니다. 뿌리 쪽 붉은 부분이 달고 고소해서 나물 맛을 살려 줍니다. 뿌리를 잘라 버리면 잎이 흩어져 무치기도 불편합니다. 뿌리 끝에 칼집을 열십자로 살짝 내서 흐르는 물에 벌려 씻으면 흙도 잘 빠집니다.
Q. 시금치는 얼마나 데쳐야 하나요?
A. 끓는 물에 소금 한 작은술을 넣고 10초에서 30초 정도면 충분합니다. 숨만 죽으면 바로 건져 찬물에 식히세요. 오래 데치면 색이 누렇게 변하고 물컹해집니다.
Q. 시금치 얼려도 맛이 괜찮나요?
A. 방법만 지키면 괜찮습니다. 짧게 데쳐 물기를 짠 뒤,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담을 때 데친 물을 조금 같이 넣어 얼리세요. 이렇게 하면 녹여도 부드럽습니다.
Q. 명절 시금치는 언제 사는 게 좋나요?
A. 명절 이삼일 전이 제일 좋습니다. 당일 아침은 찾는 사람이 몰려 값이 가장 비싸고, 싱싱한 물건은 이미 나가고 없습니다. 미리 사서 데쳐 두면 값도 아끼고 명절 아침 시간도 줄어듭니다.
Q. 시금치 신선한지 가장 빨리 알아보는 방법은요?
A. 묶음을 살짝 들어 뿌리 자른 자리를 보시고, 줄기를 쥐어 보시면 됩니다. 뿌리 쪽이 붉고 촉촉하며 줄기가 탱탱하면 싱싱한 것입니다. 잎 색깔만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결론
시금치는 잎만 보면 절반밖에 못 봅니다. 뿌리 자른 자리가 붉게 살아 있는지, 줄기가 탱탱한지 함께 보셔야 데쳤을 때 실망하지 않습니다. 손질할 때도 뿌리를 서둘러 잘라 버리지 말고 칼집을 내서 씻어 살리시는 게 맛도 좋고 무치기도 편합니다.
명절 앞이라면 이삼일 전에 미리 사서 짧게 데쳐 나눠 얼려 두시길 권합니다. 삼색나물 나머지 재료인 고사리 고르는 법은 건고사리 고르는 법, 봉지는 뒤집어 보셔야 합니다에 정리해 두었으니 장 보러 가시기 전에 함께 보세요. 차례상 나물은 파랗게 살아 있어야 보기도 좋으니, 데치는 것만큼은 짧게 끊는 습관을 들이시면 됩니다.
참고: 우리의식탁 - 시금치 보관법 | 램프쿡 - 시금치 고르는법 손질법 보관법 | 새미네부엌 - 시금치 손질 & 보관 & 고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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