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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이야기

깻잎전 깻잎 고르는 법, 큰 잎이 좋은 게 아닙니다

원두막27 2026. 9. 24. 07:03

목차


    명절 전날 오후 네댓 시쯤 되면 시장 깻잎이 바닥을 보입니다. 전 부치다가 깻잎이 모자라서 급하게 뛰어나오신 분들이 그 시간에 몰리거든요. 남은 걸 쓸어 가시면서 꼭 한마디씩 하셨습니다. "아까 산 건 너무 커서 반은 못 썼어요." 전 부칠 깻잎은 쌈 싸 먹을 깻잎과 고르는 법이 다릅니다.

    시장에서 끈으로 묶여 크기가 고르게 정리된 깻잎 묶음들

    먼저 답부터
    깻잎전용은 큰 잎보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고르게 맞춰진 묶음을 고르세요. 꼭지 끝이 까맣거나 마르지 않았는지, 잎 가장자리가 검게 짓무르지 않았는지 보시면 됩니다. 씻은 뒤엔 물기를 털어야 달걀옷이 안 벗겨지고, 남은 깻잎은 꼭지만 물에 꽂아 냉장고 문 쪽에 세워 두세요.

     

    쌈용과 전용은 이렇게 다릅니다

    깻잎은 크고 넓적할수록 좋은 줄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쌈으로 드실 거면 그 말이 틀리진 않습니다. 그런데 깻잎전은 한 장에 소를 올려 반으로 접어 부치는 음식이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구분 쌈용 전용
    크기 크고 넓적한 잎 손바닥만 한 크기
    묶음 크기가 섞여도 괜찮음 크기가 고른 묶음
    가운데 줄기 굵어도 괜찮음 가늘어야 잘 접힘
    이유 고기를 넉넉히 감싸야 함 소 양을 맞추고 고르게 익혀야 함


    잎이 너무 크면 가운데 굵은 줄기가 단단해서 반으로 접히지도 않고, 억지로 접어도 씹을 때 겉돕니다. 크기가 제각각이면 어떤 건 소가 넘치고 어떤 건 모자라서, 부치는 내내 애를 먹습니다. 명절 전은 수십 장씩 부치는 음식이라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묶음을 보면 이 세 군데부터 봅니다

    위 사진은 시장에서 막 들어온 깻잎 묶음입니다. 전용으로 찾으시는 분께 제가 골라 드리던 게 딱 이런 묶음이었습니다.

    첫째, 크기가 고른지. 사진을 보시면 묶음마다 잎 크기가 가지런히 맞춰져 있습니다. 묶음을 들어 옆에서 보면 들쭉날쭉한지 한눈에 보입니다. 큰 잎과 작은 잎이 섞여 있으면 전용으로는 피하세요.

    둘째, 꼭지 끝. 사진 위쪽 꼭지들이 초록색으로 싱싱하죠. 꼭지 끝이 까맣게 변했거나 바싹 말라 있으면 딴 지 며칠 된 겁니다.

    셋째, 잎 가장자리. 가장자리가 검게 짓물러 있거나 검은 반점이 보이면 속에서부터 상한 잎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트 비닐 포장 깻잎이라면 포장 안에 물기가 맺혀 있는지, 아래쪽 잎이 눌려 짓무르지 않았는지도 뒤집어 보세요. 위 몇 장만 멀쩡하고 아래가 상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산지도 한번 보시면 좋습니다. 충남 금산 추부처럼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자란 깻잎은 잎이 두꺼워 쉽게 짓무르지 않고 향이 진한 편입니다(출처: 컬리 - 추부 깻잎). 전을 부치고 나서도 깻잎 향이 살아 있는 쪽이 좋습니다.

     

    달걀옷이 벗겨지는 건 물기 때문입니다

    깻잎을 씻어서 물기가 있는 채로 바로 밀가루를 묻히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면 가루가 뭉쳐서 떡지고, 부치다가 달걀옷이 벗겨집니다.

    씻을 때는 흐르는 물에 한 장씩 앞뒤를 살살 헹구세요. 뒷면에 흙이나 먼지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묶음째 물에 담갔다 빼면 뒷면이 제대로 안 씻깁니다. 씻은 뒤에는 한 장씩 털어서 키친타월에 잠깐 펼쳐 두기만 하면 됩니다. 바싹 마를 때까지 기다리실 필요는 없고, 물방울만 없으면 충분합니다. 꼭지는 끝만 조금 잘라 내세요.

    같은 명절 전이라도 꼬치전 재료는 고르는 기준이 또 다릅니다. 꼬치용 느타리, 줄기가 곧아야 전이 예쁩니다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남은 깻잎은 냉장고 안쪽에 넣지 마세요

    명절 앞에 깻잎을 미리 사 두셨다가 봉지째 냉장고 안쪽에 넣어 두고, 검은 반점이 올라왔다고 속상해하시는 분을 여러 번 봤습니다. 깻잎은 추운 걸 싫어합니다. 냉장고 안쪽은 너무 차가워서 오히려 빨리 상하고, 안쪽보다 덜 차가운 문 쪽 선반이 깻잎에 알맞습니다(출처: 푸드레시피).

    1. 꼭지 끝을 1cm쯤 잘라 냅니다.
    2. 컵에 물을 1~2cm만 붓고, 꼭지만 잠기게 깻잎을 세워 넣습니다.
    3.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 문 쪽 선반에 세워 둡니다.
    4. 물은 2~3일마다 갈아 줍니다.

    잎이 물에 닿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니 꼭지만 담그는 게 중요합니다(출처: 우리의식탁). 명절 끝나고도 깻잎이 많이 남았다면 장아찌로 담가 두셔도 좋습니다. 만드는 법은 깻잎장아찌는 물기 터는 데서 갈립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 부칠 깻잎은 몇 장이나 사야 하나요?

    A. 부칠 개수보다 조금 넉넉히 사세요. 씻다가 찢어지거나 상한 잎을 골라내다 보면 몇 장씩 빠집니다. 남은 깻잎은 위 방법으로 보관하거나 장아찌로 쓰시면 됩니다.

     

    Q. 크기가 섞인 묶음을 사 왔으면 어떻게 하나요?

    A. 비슷한 크기끼리 먼저 나눠 두세요. 손바닥만 한 잎은 전으로 부치고, 너무 큰 잎은 쌈이나 찌개에, 작은 잎은 잘게 썰어 전 반죽에 섞으면 버릴 게 없습니다.

     

    장 보러 가시기 전에

    깻잎은 값이 싸고 흔해서 대충 집어 드는 채소로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명절 전은 수십 장씩 부치는 음식이라, 깻잎 한 묶음을 잘못 고르면 그 수고가 다 헛일이 됩니다. 쌈용인지 전용인지부터 정하고, 크기 고른 묶음에 꼭지 끝 한 번만 보고 사세요. 그것만으로도 명절 전날 오후에 다시 시장으로 뛰어나올 일이 줄어듭니다.

    참고: 푸드레시피 - 깻잎 3주 싱싱하게 보관하는 법 / 우리의식탁 - 깻잎 보관법 / 위키푸디 - 깻잎은 이렇게 보관해야 / 컬리 - 추부 깻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