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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이야기

봄동, 노란 속부터 보세요

원두막27 2026. 10. 9. 09:15

목차


    봄동이라고 하면 보통 겨울 끝자락, 남쪽 바닷가 밭에서 올라오는 채소로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요즘 시장에 나가 보면 벌써 봄동 상자가 깔려 있습니다. 10kg 단위 상자로 들어오고, 지금은 강원도 것이 먼저 올라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벌써 봄동이 나와요?" 하고 한 번씩 되묻곤 하는데, 제가 보기에 요즘 들어오는 봄동도 물건이 꽤 괜찮습니다.

    봄동은 배추처럼 속을 꽁꽁 싸고 있지 않고, 잎이 옆으로 납작하게 퍼져 자랍니다. 그래서 좋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반으로 갈라보지 않아도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하면 속이 다 보인다는 겁니다. 오늘은 그 "속 보는 법"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봄동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답이 나옵니다

    가운데 노란 속이 넓게 찬 봄동 상자

    위 사진은 시장에서 찍은 봄동 상자입니다. 가운데를 보시면 노란 속이 넓게 차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봄동을 고를 때 제일 먼저 보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가운데 노란 부분이 넓고 선명할수록 속이 잘 찬 것이고, 먹어봤을 때 단맛과 고소한 맛이 잘 올라옵니다.

    초록 잎이 많고 노란 속이 작은 봄동

    이번 사진은 같은 봄동이라도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초록 잎이 더 많이 펼쳐져 있고, 가운데 노란 속은 작게 오므라져 있습니다. 이런 봄동이 나쁜 물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노란 속이 넓은 것과 나란히 놓고 보면, 겉절이처럼 생으로 먹을 때는 노란 속이 넉넉한 쪽이 더 달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잎이 진하고 많은 쪽은 된장국처럼 끓이는 요리에 쓰셔도 잘 어울립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가운데 노란 속이 넓고 선명한 것
    • 잎 색이 누렇게 뜨거나 끝이 마른 데 없이 싱싱한 초록인 것
    • 크기는 너무 크지 않고, 두 손으로 감쌀 정도인 것
    • 하얀 줄기 부분이 너무 길거나 두껍지 않은 것

    손으로 한 번 눌러보면 더 확실합니다

    눈으로 봤으면 그다음은 손입니다. 봄동 가운데를 손바닥으로 살짝 눌러 보세요. 속이 찬 봄동은 눌렀을 때 탄력이 있고 잎이 바스락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반대로 힘없이 푹 꺼지거나, 잎이 축축하게 늘어지는 것은 딴 지 오래됐거나 보관이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밑동도 한 번 뒤집어 보시면 좋습니다. 밑동 자른 면이 하얗고 깨끗하면 싱싱한 것이고, 갈색으로 변해 있거나 물러져 있으면 시간이 좀 지난 물건입니다. 배추 종류는 밑동이 먼저 말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알배추를 고를 때도 저는 밑동부터 봅니다. 알배추 고르는 이야기는 알배추 고르는 법, 밑동부터 뒤집어 보세요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봄동은 결국 먹어봐야 압니다. 사 와서 한 장 떼어 씹어봤을 때 단맛이 확 돌면, 그날은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잘 골랐다는 뜻이니까요. 위에 적은 것들은 그 단맛을 사기 전에 미리 가늠해 보는 방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 온 봄동, 이렇게 다루세요

    봄동은 잎이 땅에 붙어서 펼쳐진 채로 자라기 때문에 잎 사이사이에 흙이 많이 끼어 있습니다. 통째로 물에 담그면 흙이 잘 안 빠지니, 밑동을 잘라 잎을 한 장씩 떼어낸 뒤 흐르는 물에 씻는 게 좋습니다. 특히 잎과 줄기가 만나는 아래쪽에 흙이 숨어 있으니 그 부분을 손가락으로 한 번씩 문질러 주세요.

    보관은 씻지 않은 상태로 하는 게 기본입니다.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싸서 비닐에 넣고, 냉장고 채소 칸에 두시면 됩니다. 봄동은 잎이 얇고 부드러워서 오래 두면 금방 숨이 죽습니다. 넉넉잡아 며칠 안에 드시는 걸 권합니다. 한 번에 다 못 드실 것 같으면 처음부터 작은 포기로 사시는 게 낫습니다.

    먹는 방법은 생으로 무치는 겉절이가 가장 흔하고, 된장 풀어 끓이는 봄동 된장국, 데쳐서 들기름에 무치는 나물, 쌈으로도 많이 드십니다. 노란 속이 넉넉한 봄동은 생으로, 초록 잎이 많은 봄동은 국이나 나물로 나눠 쓰시면 한 포기를 버리는 데 없이 다 쓸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봄동은 봄에만 나오는 거 아닌가요?

    A. 이름 때문에 그렇게들 아시는데, 요즘은 가을부터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강원도 것이 먼저 올라오고 있습니다.

    Q. 봄동과 알배추는 뭐가 다른가요?

    A. 알배추는 속을 동그랗게 싸고 있고, 봄동은 잎이 옆으로 납작하게 퍼져 있습니다. 봄동은 그래서 속이 위에서 바로 보입니다.

    Q. 큰 봄동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너무 큰 것보다는 두 손으로 감쌀 만한 크기에 가운데 노란 속이 잘 찬 것이 먹기 좋습니다.

    Q. 씻어서 보관하면 안 되나요?

    A. 씻어서 넣어두면 물기 때문에 잎이 금방 무릅니다. 보관은 씻지 않은 채로 하시고, 드실 만큼만 그때그때 씻으세요.

    마무리

    봄동은 배추 중에서 고르기가 제일 쉬운 편입니다. 속이 다 보이니까요. 상자 앞에 서시면 위에서 내려다보고 가운데 노란 속이 넓은 것, 손으로 눌러봐서 탄력 있는 것, 밑동이 하얀 것. 이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사 와서 한 장 씹었을 때 단맛이 돌면, 제대로 고르신 겁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