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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켓 상자를 받아 뚜껑을 열면, 손님들 손은 거의 예외 없이 가장 새파랗고 반짝이는 송이로 먼저 갑니다. 싱싱해 보이니까요. 그럴 때 제가 옆에서 슬쩍 노르스름한 송이를 가리키면 다들 의아한 얼굴을 합니다. "이거 오래된 거 아니에요?" 그런데 과일을 오래 받아 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단맛은 오히려 그쪽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시장에서 상자를 풀어 보며 알게 된 샤인머스켓 고르는 기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상자부터 보면 알 크기가 보입니다
샤인머스켓은 시장에 주로 2kg 상자와 4kg 상자로 들어옵니다. 2kg 상자에는 보통 세 송이, 4kg 상자에는 네다섯 송이가 담겨 옵니다. 무게만 두 배인 게 아니라, 제가 받아 본 바로는 4kg 상자 쪽이 알이 대체로 더 굵었습니다. 선별할 때 굵고 모양 좋은 송이를 큰 상자에 담아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물용이나 여럿이 나눠 드실 거라면 4kg 상자가 보기에도 좋고 한 알 한 알 먹는 맛도 있습니다. 반대로 식구가 적어 몇 송이만 필요하시면 2kg 상자를 사서 빨리 드시는 편이 낫습니다. 샤인머스켓은 다른 포도보다 오래 가는 편이지만, 상자를 여러 번 열었다 닫으면 그만큼 알이 상하기 쉽습니다.
다만 알이 크다고 무조건 단 것은 아닙니다. 송이가 지나치게 크면 당도와 향이 떨어질 수 있고, 알이 너무 빽빽하게 붙은 송이는 안쪽 알이 덜 익을 수 있다고 합니다. 상자 크기로 알 굵기를 가늠하되, 맛은 다음에 말씀드릴 색으로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새파란 송이보다 노란 기 도는 송이가 답니다
시장에서 오래 봐 온 것 중 가장 확실한 건 이것입니다. 약간 노랗게 된 송이가 새파란 송이보다 당도가 좋습니다. 처음엔 저도 노란 기가 도는 걸 보고 오래돼서 그런 줄 알았는데, 먹어 보면 단맛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찾아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샤인머스켓은 처음엔 푸른빛이 강하다가 익어 가면서 껍질이 황록색으로 바뀌고, 그와 함께 당도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도 수확할 때 당도 18브릭스 이상과 함께 껍질이 녹색에서 황록색으로 넘어가는 시점을 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일찍 따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새파랗게 반짝이는 송이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단맛을 원하시면 연둣빛에 노르스름한 기운이 살짝 도는 송이를 고르세요. 다만 노란 기가 돈다고 해도 알이 쭈글쭈글하거나 물렁하게 눌리면 그건 익은 게 아니라 지난 것이니 구분하셔야 합니다.
알이 떨어진 송이는 먼저 거르세요
제가 손님들께 "이건 가져가지 마세요" 했던 건 알이 떨어진 송이입니다. 상자를 열었을 때 바닥에 알이 굴러다니거나, 송이를 살짝 들었는데 알이 툭툭 떨어지면 따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났거나 오면서 많이 흔들렸다는 뜻입니다. 알이 떨어진 자리에서 즙이 나와 옆 알까지 상하게 하기 쉽습니다.
송이를 들어 보았을 때 알이 줄기에 단단히 붙어 있고, 줄기가 마르지 않고 초록빛이 남아 있는 것을 고르시면 됩니다. 노란 기와 단단한 줄기, 이 두 가지를 같이 보시면 실패가 크게 줄어듭니다.
값이 내려도 고르는 기준은 같습니다
요즘 샤인머스켓 값이 예전보다 많이 내려왔습니다. 한때 선물용 고급 과일이던 게 이제는 식구들이 편하게 사 먹는 과일이 됐습니다. 파는 쪽에서 보면 쉽지 않은 시절입니다. 저도 마트들끼리 가격 경쟁이 붙으면 도저히 남는 게 없는 값에 내놔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옆 가게보다 비싸면 손님이 발길을 돌리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값싼 물건이 쏟아질 때일수록 사는 분은 더 꼼꼼히 보셔야 합니다. 값이 싸다고 아무 송이나 담으면, 덜 익은 새파란 송이나 알이 떨어지기 시작한 송이가 섞이기 쉽습니다. 싸게 사셨더라도 노란 기, 붙은 알, 싱싱한 줄기, 이 세 가지만 보고 고르시면 값 대비 훨씬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사 오신 다음에는 이렇게 두세요
샤인머스켓은 씻지 않은 채로 한 송이씩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싼 뒤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 두세요. 상온에 있던 포도가 냉장고에 들어가면 물방울이 맺히는데, 이 물기 때문에 줄기와 알이 붙은 자리에 곰팡이가 피기 쉽습니다. 종이가 그 물기를 먹어 줍니다.
상자째 사셨다면 상자 그대로 넣어 두지 마시고 송이별로 나눠서 싸 두시는 게 좋습니다. 드실 만큼만 꺼내 흐르는 물에 씻어 드시면 되고, 껍질이 얇아 껍질째 드셔도 됩니다. 남을 것 같으면 알만 떼어 얼려 두셨다가 셔벗처럼 드셔도 별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랗게 된 샤인머스켓은 상한 건가요?
A. 아닙니다. 노르스름한 황록색은 잘 익었다는 뜻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알이 쭈글쭈글하거나 눌렀을 때 물렁하면 지난 것이니 그런 송이는 피하세요.
Q. 2kg 상자와 4kg 상자 중 뭐가 나을까요?
A. 보통 2kg에는 세 송이, 4kg에는 네다섯 송이가 들어 있고, 4kg 쪽이 알이 굵은 편입니다. 선물용이나 식구가 많으면 4kg, 적으면 2kg을 사서 빨리 드시는 게 좋습니다.
Q. 상자를 열었더니 알이 떨어져 있어요. 괜찮은가요?
A. 떨어진 알은 먼저 드시고, 나머지 송이도 빨리 드시는 게 좋습니다. 알이 떨어진 자리에서 즙이 나와 옆 알까지 쉽게 상합니다.
Q. 씻어서 보관해도 되나요?
A. 씻지 않고 보관하시고 드시기 직전에 씻으세요. 물기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마무리
샤인머스켓은 새파란 송이보다 노란 기가 살짝 도는 송이가 답니다. 상자를 열었을 때 알이 떨어져 있지 않은지, 줄기가 싱싱한지 함께 보시면 됩니다. 값이 내려온 요즘이야말로 이 기준 하나로 같은 돈에 훨씬 맛있는 송이를 고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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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경향신문, 샤인머스캣 빛깔에 따른 당도 차이 기사: https://www.khan.co.kr/article/202609050830001
경향신문, 샤인머스켓 보관법 기사: https://www.khan.co.kr/article/2021092915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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