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리고추를 팔 때 손님들이 하시는 말은 거의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거 매워요?" 열 분 중 여덟아홉 분은 이 말부터 꺼내셨습니다. 아이 반찬으로 멸치볶음을 하려는 분도, 어르신 드릴 찜을 하려는 분도 결국 궁금한 건 하나였습니다. 꽈리고추는 원래 순한 고추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사 와서 볶아보면 유난히 매운 게 섞여 있어서 당황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오늘은 꽈리고추를 직접 떼어다 팔던 입장과 집에서 사 먹는 입장, 두 쪽에서 본 고르는 법과 보관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같은 상자 안에서도 매운 놈이 섞여 있습니다제가 꽈리고추를 가져올 때는 늘 4kg 상자 단위였습니다. 4kg이면 꽤 많은 양인데, 같은 상자 안에서도 어떤 건 달큰하고 어떤 건 혀가 얼얼할 만큼 맵습니다. 처음엔 상자마다 운이라고 ..
마트에서 하얗게 씻어 랩에 싸인 토란을 보고 저도 한동안 그게 더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농산물을 직접 떼다 팔아온 경험이 쌓이면서, 흙 묻은 토란이 왜 더 나은지를 몸으로 배웠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제철을 맞은 토란, 사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깨끗한 토란이 더 좋다는 생각, 저도 틀렸습니다 — 고르는 법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상자에서 꺼낸 토란을 물로 씻어 하얗게 만들어 진열했습니다. 보기에 훨씬 좋았고, 그날 판매도 잘 됐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껍질이 쭈글쭈글해지면서 무르기 시작하는 걸 직접 봤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흙이 단순한 오염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흙은 토란 껍질의 수분을 지켜주는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흙을 씻어내는 순간 껍질은 바로..
비 오는 날 가락시장에서 부추 상인들의 표정이 굳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부추는 빗물을 맞는 순간부터 잎 조직이 무르기 시작하는, 채소 중에서도 특히 다루기 까다로운 작물입니다. 저도 농산물을 직접 떼다 팔던 시절, 비 오는 날 새벽 입고된 부추를 받아서 물기를 털어내던 기억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습니다.신선도 확인 — 눈과 손끝으로 먼저 읽는다부추는 마늘·양파·파와 같은 계열의 채소입니다. 이 무리는 특유의 알싸한 향을 내는 황 성분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데, 부추 특유의 향도 여기서 나옵니다. 예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채소로 알려져 왔습니다.제가 시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부추를 고를 때 손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잎의 전체 색깔만 보고 집어 든다는 것입니다. 정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