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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를 사 가시는 손님은 열에 아홉이 어르신이었습니다. 반찬거리로 찾는 분은 드물고, 대부분 "약으로 먹으려고"라며 상자를 들여다보셨습니다. 그렇게 약처럼 챙겨 드시는 채소일수록 고를 때 눈이 중요합니다. 여주는 돌기와 색만 제대로 봐도 실패가 확 줄어듭니다.

돌기가 탱탱하고 단단한 것부터 고르세요
여주 상자를 열면 저는 색보다 먼저 껍질의 울퉁불퉁한 돌기를 봅니다. 돌기가 오돌토돌 살아 있고, 손으로 쥐었을 때 전체가 단단하게 버티는 여주가 좋은 물건입니다. 돌기가 납작하게 눌려 있거나, 손끝으로 눌렀을 때 쑥 들어가는 느낌이 있으면 딴 지 오래돼서 물기가 빠지기 시작한 겁니다.
크기도 봐주세요. 여주는 크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너무 크게 자란 여주는 속의 씨가 여물어서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고 식감도 떨어집니다. 한 손에 쥐기 알맞은, 너무 크지 않은 것을 고르시는 게 좋습니다.
초록이 선명해야 하고, 노란 기가 돌면 늦었습니다
여주는 진하고 선명한 초록색일 때 먹는 채소입니다. 껍질 어딘가에 노란 기가 조금이라도 돌기 시작했다면 이미 익어가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여주는 익는 속도가 빨라서, 어제 초록이던 것이 하루 이틀 사이에 노랗게 변하기도 합니다.
노랗게 변한 여주는 속이 물러지고 채소로 쓰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상자째 사실 때는 겉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아래쪽에 깔린 여주까지 노란 기가 없는지 한 번 뒤적여 보시는 게 좋습니다. 사 온 뒤에도 며칠 두고 먹을 생각보다는 빨리 손질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여주 고를 때 체크포인트
- 돌기가 오돌토돌 살아 있는 것 → 싱싱함
- 손으로 쥐었을 때 단단한 것 → 물기가 빠지지 않음
- 초록색이 진하고 선명한 것 → 먹기 좋은 때
- 노란 기가 도는 것은 피하기 → 이미 익어가는 중
- 너무 크지 않은 것 → 씨가 덜 여물고 먹을 부분이 많음
약으로 드시는 분이 많아도, 손질은 기본부터
여주가 요리 재료보다 약용으로 더 많이 알려진 채소라는 건 시장에서도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사 가시는 분들 대부분이 말려서 차로 끓이거나, 즙을 내서 드신다고 하셨습니다(참고: YTN - 여주 쓴맛 줄이기). 다만 효능은 제가 판단할 부분이 아닙니다. 드시는 약이 있거나 꾸준히 드실 계획이라면 다니시는 병원에 먼저 물어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반찬으로 드실 때는 쓴맛을 다루는 게 관건입니다. 흔히 알려진 방법은 이렇습니다. 여주를 세로로 반 갈라 숟가락으로 안쪽의 하얀 속과 씨를 깨끗이 긁어냅니다. 쓴맛이 이 하얀 속에 가장 많아서, 이 단계를 대충 하면 뒤에 무엇을 해도 쓴맛이 남습니다. 그다음 얇게 반달 모양으로 썰어 소금을 살짝 뿌려 10분쯤 두었다가 물에 헹구거나, 끓는 물에 30초~1분 정도만 살짝 데쳐 쓰면 쓴맛이 한결 줄어듭니다. 오래 데치면 아삭한 맛이 사라지니 짧게 하세요.
보관은 씻지 말고 물기 없이 봉지에 담아 냉장고 채소칸에 두시면 됩니다. 여주는 씨가 있는 안쪽부터 물러지기 때문에, 바로 못 드실 것 같으면 미리 반 갈라 속을 파내고 물기를 닦아 밀폐용기에 넣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주는 언제 많이 나오나요?
A. 여름 채소라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시장에 많이 들어옵니다. 철이 지나면 생여주보다 말린 여주를 구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노랗게 변한 여주는 버려야 하나요?
A. 채소로 볶거나 무쳐 먹기는 어렵습니다. 노란 기가 살짝 돈 정도라면 빨리 손질해서 드시고, 전체가 노랗게 되고 물러졌다면 버리시는 게 낫습니다.
Q. 쓴맛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요?
A. 반 갈라 안쪽 하얀 속을 숟가락으로 깨끗이 긁어내는 것이 첫째입니다. 그다음 얇게 썰어 소금에 잠깐 절였다 헹구거나 살짝 데치면 됩니다.
Q. 여주를 약으로 매일 먹어도 되나요?
A. 그건 제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드시는 약이 있거나 지병이 있으시면 꼭 다니시는 병원에 먼저 물어보세요.
결론
여주는 약처럼 챙겨 드시는 분이 많은 채소지만, 좋은 여주를 고르는 기준은 다른 채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돌기가 탱탱하고 단단한지, 초록이 선명한지, 너무 크지 않은지. 그리고 노란 기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늦었다는 것. 이것만 기억하셔도 상자에서 좋은 여주를 골라내실 수 있습니다.
사 오신 뒤에는 오래 두지 말고 하얀 속을 긁어내 손질해 두세요. 효능에 대한 판단은 병원에 맡기시고, 고르고 손질하는 일은 이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참고: YTN - 여주 쓴맛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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