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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이야기

아리수 사과, 홍로 끝나고 나오는 그 사과입니다

원두막27 2026. 9. 18. 14:29

목차


    홍로가 끝나고 부사가 나오기 전, 그 짧은 틈을 채우는 사과가 있습니다. 아리수입니다. 상자를 처음 열었을 때 색이 들쭉날쭉해서 저도 처음엔 잘못 들어온 물건인가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게 아리수의 정상이었고, 오히려 그 점이 이 품종을 구별하는 단서가 됩니다.

    흰 점이 촘촘하게 박힌 아리수 사과가 상자에 담긴 모습, 개체마다 다른 붉은 색



    홍로와 부사 사이, 아리수가 나오는 이유

    아리수는 우리나라에서 직접 만들어낸 사과 품종입니다. 9월 초순부터 딸 수 있어서 추석 전후로 시장에 나옵니다. 홍로가 추석 전 대표 주자라면, 부사는 늦가을 이후에 나와 오래 두어도 괜찮은 성질을 무기로 겨울 내내 팔리는 사과입니다.

    문제는 홍로 출하가 마무리될 때쯤 부사는 아직 나오지 않아서 사과 매대가 허전해지는 시기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아리수는 바로 그 공백을 메우는 품종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원래 홍로를 대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품종이기도 합니다. 농가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탄저병에 강해 홍로보다 키우기가 수월하다고 합니다(출처: 농민신문 - 탄저병에 강한 아리수, 국내 육종 신품종 사과 본격 출하).

    저는 이 시기가 되면 아리수 말고는 마땅히 내세울 물건이 없어서 사실 선택지가 넓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팔다 보면 맛에 실망한다는 얘기는 거의 못 들었습니다. 홍로보다 맛이 밋밋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신맛이 어느 정도 받쳐주어서 더 먹을 만하다고 봅니다. 당도만 높고 밋밋한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아리수 쪽이 낫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 홍로: 추석 전 출하, 단맛 강하고 신맛이 적은 편
    • 아리수: 9월 초부터 출하, 단맛과 신맛이 함께 받쳐주는 편
    • 부사(후지): 늦가을 이후 출하,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사과
    요약: 아리수는 홍로와 부사 사이 공백을 채우는 국산 품종으로, 신맛이 받쳐주어 단맛 일변도인 홍로와 차별화됩니다.

     

    아리수를 알아보는 법, 겉모습 말고 이걸 봅니다

    좋은 사과는 색이 고르고 빨간 것이라고들 하는데, 아리수만큼은 그 기준이 잘 맞지 않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짙은 자줏빛에 가까운 알 옆에 노란 기가 남아 볼만 발그레한 알이 섞여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이 "덜 익은 거 아니냐"고 물어오는데, 이건 품질 문제가 아니라 나무에서 햇빛을 받은 자리가 달라서 생기는 차이입니다.

    아리수를 제대로 알아보는 기준은 색보다 흰 점입니다. 껍질 표면에 좁쌀만 한 흰 점이 박혀 있는데, 사과가 숨을 쉬는 자리입니다. 아리수는 이 점이 유독 또렷하고 촘촘합니다. 한번 눈에 익히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점이 뚜렷한 쪽이 껍질 탄력도 좋고 먹었을 때 물기도 낫더군요.

    손에 들어보는 것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크기가 비슷한 두 알을 양손에 하나씩 올려보면 무게 차이가 바로 납니다. 무거운 쪽이 물이 차 있는 겁니다. 저는 고민하시는 손님께 그렇게 직접 들어보시라고 권해드리는데,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마지막으로 꼭지를 봅니다. 꼭지가 굵고 촉촉하게 붙어 있으면 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고, 가늘게 마르거나 들뜬 것은 들어온 지 시간이 지난 물건입니다.

    요약: 아리수는 색이 고른지보다 껍질의 흰 점, 손에 들었을 때의 무게, 꼭지 상태로 고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명절 구매와 보관, 실제로 써보니 이렇습니다

    추석 때 선물용 상자를 고를 때와 집에서 먹을 것을 고를 때는 기준이 다릅니다. 선물 상자에 들어가는 사과는 크기가 고르고 색이 균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색이 고르지 않다는 이유로 맛은 같은 사과가 낱개로 팔릴 때 값이 상자 단위보다 훨씬 낮게 매겨집니다. 이 구조를 가까이서 보고 나서는, 집에서 드실 거라면 낱개 쪽이 훨씬 이득이겠다 싶었습니다. 무겁고 단단하기만 하면 맛에는 차이가 없으니까요.

    보관도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합니다. 사과는 상온에 두면 금방 물러집니다. 그리고 사과는 옆에 있는 다른 과일이나 채소를 빨리 익게 만드는 성질이 있습니다. 냉장고에 사과를 채소와 함께 넣어두면 채소가 먼저 물러지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그래서 한 알씩 키친타월에 싸서 따로 봉지에 담아 보관합니다. 이렇게 두면 탄력이 한참 갑니다.

    아리수가 아직 이름이 덜 알려져 있다는 점도 현장에서 느낍니다. 사과 하면 홍로 아니면 부사만 아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아리수는 "이게 무슨 사과냐"는 반응이 먼저 나옵니다. 품종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이름이 덜 알려져 손해를 보는 면이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요약: 집에서 먹을 아리수는 색이 고른지보다 무게와 탄력으로 고르고, 다른 채소와 따로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리수 사과 색이 제각각인데 덜 익은 건가요?

    A. 색이 들쭉날쭉한 것은 아리수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입니다. 나무에서 햇빛을 받은 자리에 따라 같은 상자 안에서도 색이 다르게 나옵니다. 색이 고른 것이 좋다고들 하지만, 아리수는 껍질의 흰 점이 뚜렷하고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을 기준으로 고르는 편이 맞습니다.

     

    Q. 아리수랑 홍로 맛 차이가 어떻게 되나요?

    A. 홍로는 단맛이 강하고 신맛이 적은 편이라 달달한 사과를 좋아하는 분께 맞습니다. 아리수는 단맛과 함께 신맛이 어느 정도 받쳐주어 맛이 좀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단맛만 있는 사과가 오히려 밋밋하게 느껴진다면 아리수 쪽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Q. 사과 냉장 보관할 때 다른 채소랑 같이 넣어도 되나요?

    A. 같이 넣으면 채소가 빨리 물러질 수 있습니다. 사과가 옆에 있는 것을 빨리 익게 만드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알씩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싸서 따로 비닐봉지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사과 신선도에도, 다른 채소를 지키는 데도 낫습니다.

     

    Q. 추석 선물용 사과 상자가 낱개보다 비싼 이유가 뭔가요?

    A. 선물 상자는 크기와 색이 균일한 것만 골라 담기 때문에 같은 품종이라도 값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맛은 같지만 알 크기가 제각각이거나 색이 덜 든 것은 낱개로 더 싸게 팔립니다. 집에서 드실 거라면 무겁고 단단한 낱개를 고르는 편이 실속 있습니다.

     

    결론

    아리수는 이름은 낯설어도 먹어보면 실망할 이유가 없는 품종입니다. 들어오는 물건을 가까이서 다루다 보니 더 확실히 느끼는데, 홍로와 부사 사이에 이 사과가 없었다면 추석 무렵 과일 매대는 꽤 허전했을 겁니다.

    사과를 고를 때는 색보다 흰 점, 무게, 꼭지 순서로 보시길 권합니다. 선물 상자가 아니라 집에서 드실 거라면 낱개 중에서 가장 묵직한 것을 고르는 쪽이 값 대비 만족스럽습니다. 보관은 다른 채소와 따로 담아 냉장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올해 추석 전후로 시장에서 아리수를 만나면, 껍질의 흰 점을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

    참고: 농민신문 - 탄저병에 강한 아리수, 당도 높은 썸머킹, 국내 육종 신품종 사과 본격 출하 | 농식품정보 - 다양한 우리 사과 품종 이야기 | 한국농어민신문 - 시장이 주목하는 신품종 과일, 사과 아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