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단단하고 초록빛이 도는 무화과를 골랐습니다. 신선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먹어보면 맛이 밍밍하고 퍽퍽한 식감만 남았습니다. 가락 농수산물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과일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면서 깨달은 건, 무화과는 겉모습이 아니라 손끝으로 골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확 후 더 이상 익지 않는 특성 때문에, 고르는 순간이 곧 맛을 결정합니다.무화과 선별 기준 — 눈보다 손이 먼저입니다무화과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위가 어딘지 아십니까? 저는 항상 아래쪽 배꼽부터 봤습니다. 잘 익은 무화과는 이 배꼽 부위, 즉 과실의 화서공(花序孔)이 별 모양으로 살짝 벌어져 있습니다. 화서공이란 무화과 특유의 내부 꽃이 바깥으로 이어지는 작은 구멍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과일 밑바닥의 작은 ..
복숭아 앞에서 백도냐 황도냐 고민하다 그냥 아무거나 집어 들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엔 어차피 복숭아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매장에서 두 품종을 다루다 보니 같은 복숭아라도 취급법부터 맛의 결까지 완전히 다른 과일이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어떤 복숭아를 골라야 할지, 제가 현장에서 직접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봅니다.백도와 황도, 뭐가 어떻게 다를까백도(白桃)는 과육이 흰색을 띠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향이 진한 것이 특징입니다. 당도는 평균 12~14브릭스(Brix)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브릭스란 과일의 당 함량을 수치로 나타낸 단위로, 숫자가 높을수록 더 달다는 의미입니다. 백도는 껍질에 잔털이 있고, 과육이 씨앗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점질(粘質) 계통이 많습니다. 점..